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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검찰식' 경찰 통제…기수파괴·자문위엔 '親檢'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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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위직 인사, 경찰대 7기의 약진 '세대 교체' 배경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예상치 못한 경찰대 '기수 파괴'가 일어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존 치안정감은 경찰대 4~5기가 주축을 이뤘지만, 이번 승진 인사에서 7기가 약진하면서 사실상 세대 교체가 이뤄진 셈입니다. 여러 특성 면에서 이번 인사가 '검찰식'이라는 해석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꾸린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에 친검 인사를 포진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후 경찰 통제가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윤석열 정부 첫 경찰 고위직 인사…경찰대 7기 약진
기수 파괴, '검찰식' 인사 이뤄졌나
속도전 역시 검찰과 비슷…'수사라인' 배제, 검찰과 달라
'검찰식' 경찰 통제 본격화?
행안부 자문위 '친검 인사' 포진, 편향성·전문성 논란

연합뉴스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예상치 못한 경찰대 '기수 파괴'가 일어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치안정감은 경찰대 4~5기가 주축을 이뤘지만, 이번 승진 인사에서 7기가 약진하면서 사실상 세대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여러 지점에서 이번 인사는 '검찰식'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기수를 파괴하면서 상위 기수에 대한 '용퇴 압박'이 이어지는 수순이 유사하다는 시각이다. 최근 법무부는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간부 인사를 진행했다. 경찰의 경우 치안정감 인사를 서둘러 단행하면서, 경찰청장(치안총감) 인사를 먼저 한 뒤 치안정감, 치안감 등으로 하향했던 고위직 인사의 관행을 깼다.

속도감 있게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은 이번 검찰과 경찰 인사가 비슷해 보인다. 다만 검찰의 경우 '특수통'이 대거 약진했지만, 경찰은 '수사라인'의 힘을 빼면서 대조를 이뤘다. 게다가 행정안전부가 최근 꾸린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에 친검 인사를 포진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후 경찰 통제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기수 파괴' 경찰 고위직 인사…'검찰식' 인사?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전날 김광호 울산경찰청장(58), 우철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53),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54), 송정애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59), 박지영 전남경찰청장(59)을 치안정감으로 승진 내정하는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으로 모두 7자리이며,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왼쪽부터 송정애, 윤희근, 우철문, 김광호, 박지영. 연합뉴스왼쪽부터 송정애, 윤희근, 우철문, 김광호, 박지영. 연합뉴스
이번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 중 경찰대 출신은 2명이며, 3명은 순경·간부후보·고시 출신이다. 다양한 출신들에게 문을 열어주자는 새 정부의 기조가 엿보이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건 경찰대 기수상의 세대 교체다.

우철문 본청 수사기획조정관, 윤희근 본청 경비국장은 경찰대 7기로 동기다. 기존 치안정감이 경찰대 4기(이규문 부산경찰청장, 이철구 경찰대학장)와 5기(진교훈 경찰청 차장, 유진규 인천경찰청장)가 주축이라는 점에서 4, 5, 6기를 뛰어 넘은 기수 파괴가 일어난 셈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러한 대대적인 기수 파괴에 술렁이는 분위기다. 경찰 관계자는 "기수를 훌쩍 넘어 세대 교체가 갑자기 일어나는 기류"라며 "7기면 간부 중에서도 소장파다. 그러한 소장파 동기를 한꺼번에 올렸다는 점도 시사하는 점이 큰 것 같다"라고 밝혔다.

윤희근 국장의 경우 지난해 12월 치안감 승진 6개월 만에 치안정감에 내정됐다. 우철문 국장은 지난해 7월 치안감으로 승진한 뒤 치안정감으로 내정된 것이다. 이례적인 속도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를 두고 '검찰식 인사'와 유사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검찰의 경우 기수를 뛰어넘는 파격 인사가 날 때마다 기존 윗기수는 용퇴 압박을 받고 옷을 벗는 게 일반적이었다. 물론 경찰의 경우 후배가 승진했다고 해서 사표를 쓰는 관습은 없지만 경찰 서열 2위 계급인 치안정감 인사에서 기수를 대폭 뛰어 넘는 인사가 단행됐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용퇴 문화는 없지만 아무래도 경찰대 윗기수들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신속한 인사의 측면 역시 이번 검찰 인사와 닮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 하루 만인 지난 18일 윤석열 정부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검찰총장인 공석인 상황에서 친정 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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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경우 정권이 바뀌더라도 기존 치안정감 후보군 중에 경찰청장 인사를 하고 이후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는 게 일반적이기에 이례적으로 속도가 붙은 인사라는 평이 나온다. 김창룡 경찰청장의 임기는 오는 7월 23일까지다.

친정 체제의 구축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차이는 크다. 이번 검찰 인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소위 '윤석열 사단'이라 불리는 특수통 검사들의 약진이었다. 반면 경찰은 이번 승진 인사에서 '수사 라인'은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 개혁 및 견제를 위해 경찰 수사 라인에 힘을 실었다면, 윤석열 정부 이후에는 수사 라인에 힘을 빼는 반대 급부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검수완박' 이후 경찰 수사 권한 확대를 견제하는 동시에 통제를 강화하는 측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행안부 자문위 편향성 '논란'…경찰 통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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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사와 함께 경찰 통제는 더욱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재가를 받은 지난 12일, '경찰 통제 방안' 마련을 위한 위원회 구성을 행안부에 지시했다. 이렇게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자문위)가 꾸려졌으며 최근 '검수완박' 대응 및 경찰 제도 개선을 안건으로 올리며 본격 논의에 착수했다.

위원회는 행안부 차관과 기획조정실장,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형사소송법학회장인 정웅석 서경대 교수(사회과학대학장),  강욱 경찰대 교수, 윤석대 경남대 교수, 조소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10명으로 이뤄져 있다.

면면을 따져보면 친검 성향의 인사가 주를 이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승윤 교수는 검사 출신으로 이번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사법공약을 담당했다. 하지만 사법개혁 공약 보도참고자료에 "경찰관이 '오또케'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비난도 있다"는 문장을 써 여성혐오 논란으로 결국 해촉됐다.

정웅석 교수의 경우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대검 연구용역을 수차례 진행했다. 2009년의 경우 사법경찰관의 관할 문제 해결을 위한 검찰의 역할, 2019년 영국의 자치경찰제 전환과정과 실제 운영상황에 대한 연구 등 경찰과 검찰과 관련한 연구도 수행했다.

정 교수가 속한 한국형사소송법학회는 전·현직 검사가 주도하는 학회로 전체 임원 150여명 중 전·현직 검사가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정승윤, 정웅석 교수의 경우 수사권 조정 전문가라 볼 수 있다. 수사권과 관련해선 친검 성향의 인사를 포진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밖에 위원들은 전공이 다양하지만 경찰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잇따르고 있다. 윤석대 교수는 사회학 전공, 조소영 교수는 헌법 전공, 판사 출신인 황정근 변호사는 선거법 등이 전공이다. 유일하게 경찰 소속 위원인 강욱 교수는 행정학 전공이다.

일각에서는 경찰 통제 논의를 위해 모였지만 편향적인 논의만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경찰 조직 내부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에 자문위 관계자는 "경찰 제도 개선을 위해 전반적인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동의하게 어렵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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