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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불기소 뒤집고 검사 기소한 상설특검…'법왜곡죄' 가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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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특검, 80여일 수사 끝…공소유지 체제로
檢과 달리 쿠팡 퇴직금 사건 기소한 특검, 왜?
상용성·취업규칙 등 '법리·증거' 관점에 차이
관점 달랐단 이유로 처벌?…'법왜곡죄'와 유사

안권섭 특별검사. 류영주 기자안권섭 특별검사. 류영주 기자
안권섭 특별검사팀이 80여일 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번 주 활동을 종료한다. 특검은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 대한 불기소가 잘못됐다며 검찰의 기존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그러면서 사건 처리에 관여한 현직 검사들을 재판에 넘겼는데 법조계에선 이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검사들이 부정한 의도를 갖고 사건을 불기소로 종결한 게 아닌, 판단을 달리 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의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 가결된 법왜곡죄도 비슷한 지적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주목된다.

檢 겨냥한 첫 상설특검…80여일 수사로 현직검사 기소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검사. 연합뉴스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검사. 연합뉴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상설특검은 오는 5일 이후부터 수사를 종료하고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한다. 특검은 지난달 27일 엄희준·김동희 검사를 기소했으며, 그보다 앞선 지난달 3일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FS) 전·현직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을 겨냥한 상설특검이 가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만큼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은 전·현직 검사들이었다.

우선 특검은 엄 검사 등이 소속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서 지난해 4월 불기소로 종결한 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CFS)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했다.

쿠팡CFS는 일용직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은 의혹으로 고용 당국에 의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는데, 검찰은 불기소로 사건을 종결했다. 일용직 근로자들의 상용성이 인정되지 않아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반면 사건에 관여한 문지석 검사는 쿠팡CFS가 퇴직금을 주지 않을 의도로 근로자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바꿨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기소 처분은 엄 검사 등에 의한 외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쿠팡CFS와 고용 당국, 일용직 근로자들을 조사하며 문 검사의 주장에 부합하는 정황을 일부 확보했다. 결국 검찰과 달리 특검은 쿠팡CFS가 근로자 40여명에게 1억2천만 원의 퇴직금을 주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관점의 차이'가 부른 다른 결론…처벌해도 될까

연합뉴스연합뉴스
이처럼 특검이 검찰과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은 증거와 법리를 검토한 관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용직 근로자의 상용성을 인정한 판례는 다수 있지만, 사업장과 고용 형태 등이 상이해 절대적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엄 검사 등은 유사한 사건에서 일용직 근로자의 상용성을 부정한 판례를 참고해 쿠팡CFS가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봤다. 반면 특검은 쿠팡CFS가 일용직 근로자들을 사실상 상용직처럼 채용·관리해온 정황에 더 무게를 뒀다.

또한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쟁점이 무엇인지를 두고 특검과 검찰의 가치 판단은 달랐던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CFS의 취업규칙 변경이 부적절했다고 본 특검과 달리 검찰은 취업규칙 변경의 적절성을 핵심 쟁점이 아닌 것으로 봤다.

결국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로 다른 결론이 도출된 셈인데, 법조계에선 수사 결과가 다르다고 해서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 검사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임 검사가 기소하기 어렵다고 해서 다른 사건을 참고해서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한 것을 직권남용이라고 기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검사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직권남용에서 가장 중요한 동기는 밝히지 못한 채 자신들과 다른 결정을 내렸으니 책임을 묻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기록을 직접 검토하고 판례와 법리를 분석해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죄를 묻고, 오로지 기소만 외친 사람의 허위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설특검, 재판서 '외압 의도' 규명할까

문지석 검사. 연합뉴스문지석 검사. 연합뉴스
특검이 무리한 기소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엄 검사 등에게 부정한 의도가 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문 검사는 쿠팡CFS의 법률 대리인과 김 검사 간 유착 의혹을 제기했지만, 아직 특검 수사로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난 것은 없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시행을 앞두고 있는 법왜곡죄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법 개정안은 검사 등이 타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줄 목적으로 수사·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부정한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 검사와 판사의 관점과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며 "단순히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왜곡죄를 전가의 보도처럼 쓰면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특검은 서울남부지검의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남부지검은 지난 2024년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에서 5천만 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을 압수했는데 정보가 적힌 띠지를 분실해 논란이 불거졌다.

특검은 당시 실무에 관여한 수사관과 검찰 지휘부를 조사해 검찰이 띠지를 고의로 폐기했는지 등을 수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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