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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에 적대감, 계획적 범행" 강릉·동해 산불 방화범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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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고립된 생활서 피행망상으로 적대감 누적
가중된 스트레스가 극단적인 방화로 표출

지난 5일 발생한 강릉 옥계 산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주택 방화 현장에서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전영래 기자지난 5일 발생한 강릉 옥계 산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주택 방화 현장에서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전영래 기자지난 5일 주택과 산림 등에 불을 질러 강릉 옥계와 동해지역에 대형산불을 낸 방화범이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은 지난 29일 마을주민들에 대해 불만을 품고 주택, 산림 등에 불을 질러 강릉 옥계와 동해 일대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A(59)씨를 현주건조물방화죄와 산림보호법위반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일 새벽 1시쯤 부탄가스 토치를 이용해 자신의 집과 주민들의 주택, 인근 산림 즌에 불을 질러 대형산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또한 손도끼로 주민들의 주택 등을 파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산불로 강릉에서는 주택 6채와 산림 1455㏊가 소실돼 111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나고, 동해지역은 주택 74채와 산림 2735㏊가 불에 타 283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화마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은 동해에서 53세대 111명, 강릉에서는 5명이 발생했다. A씨의 어머니(80대)는 산불로 인해 대피하던 중 넘어져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난 5일 강릉 옥계면 남양리 인근 야산에 불이 나 강풍을 타고 확산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지난 5일 강릉 옥계면 남양리 인근 야산에 불이 나 강풍을 타고 확산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앞서 지난 5일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힌 A씨는 "그동안 주민들이 나를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방화를 시인했다. 이어 검찰의 심리분석에서도 고립된 생활환경에서 피해망상으로 마을주민들에 대한 누적된 적대감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A씨는 37년 전 자신이 기르던 소가 죽게 되다 별다른 이유가 없었음에도 마을 주민이 청산가리를 이용해 소를 죽였다고 의심하고, 불만을 품은 채 고향을 떠나 서울 등지에서 생활했다.

이후 지난 2016년 고향으로 돌아와 타인의 토지에 있는 무허가 주택에서 어머니와 거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토지 소유자로부터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주택에서 나가달라"는 말을 듣자 소유자의 먼 친척인 마을주민이 주도해 자신을 쫓아내려 한다고 의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 가을쯤 주택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을주민들의 주택 등에 방화할 마음을 먹고, 불이 잘 붙을 만한 날을 미리 선택하고 토치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주택과 산림피해를 면밀히 파악해 사건 처분에 반영했고, 피고인이 죄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을 수 있게 공소유지에 주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는 범행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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