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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불교, 국민에 희망의 등불 밝혀" 갈등 봉합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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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중 처음으로 조계종 종정 추대 법회에 참석
'봉이 김선달' 발언 논란으로 커진 여권과 불교계 갈등 봉합하기 위한 일환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현직 대통령중 처음으로 조계종 종정 추대 법회에 참석해 "오미크론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계신 국민들께 불교가 변함없는 용기와 힘을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른바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거진 여권과 불교계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특별법석에서 봉행된 추대 법회에서 축사를 통해 "종정 예하께서는 모두를 차별 없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불경 보살'의 정신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한 마음을 강조하셨다"며 "그 가르침대로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종정 예하를 여러 번 뵌 적이 있다. 그때마다 큰 가르침을 받았고 정신을 각성시키는 맑고 향기로운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며 "철마다 들꽃이 만발하고, 수천 개의 장독마다 역사와 전통이 담겨있던 서운암도 눈에 선하다"고 인연을 상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합장 반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합장 반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 대통령은 "불교문화와 정신문화를 길러온 종정 예하의 선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 크다"며 "종정 예하와 조계종이 품어온 정신과 예술의 향기가 세상에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불교계에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불교는 긴 세월 민족의 삶과 함께 해왔다. 불교가 실천해온 자비와 상생의 정신은 우리 국민의 심성에 녹아 이웃을 생각하고,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됐다"며 "불교는 코로나 유행 속에서도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정신을 실천하며 국민들께 희망의 등불을 밝혀줬다. 천년을 이어온 연등회를 취소하는 고귀한 용단을 내렸고, 아낌없는 기부와 나눔, 봉사로 지친 국민과 의료진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역시 이웃을 생각하며 자신의 일상을 양보했고, 모두의 자유를 위해 희생과 헌신을 감내했다. 지금의 고난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만들고 있다"며 "오미크론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계신 국민들께 불교가 변함없는 용기와 힘을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종정은 불교 각 종단의 최고 지도자를 뜻하며,우리나라 최대 불교 종단의 하나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정은 5년마다 추대된다. 이번에 추대된 중봉 성파 종정은 2022년 3월 26일부터 임기가 시작됐다.이날 추대 법회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하여 불교계와 이웃종교 대표자, 주한 외국 대사, 여야 4당 대표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계 인사 등도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청와대는 "불교계의 최고 어른인 종정 예하의 추대를 직접 축하하기 위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종정 추대 법회에 참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방문에 민주당과 불교계의 갈등도 고려됐냐'는 질문에 "그것도 고려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과 불교계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봉이김선달' 발언으로 마찰을 빚어왔다. 정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자 불교계가 거세게 반발하며 대선 기간 내내 파장이 이어졌다. 지난 1월에는 윤호중 당시 원내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조계사를 찾아 참회의 뜻을 담은 108배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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