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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단독]"메모 남겨둘 거예요" 비자 퇴짜…공포의 출입국사무소 ②[르포]외국인A "운이 좋았다"…잇단 고성에 민원실은 얼어붙었다 ③떠는 외국인 고함치는 공무원…제자리걸음 '출입국 행정'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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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입국·외국인청(출입국관리사무소)의 불친절한 민원 대응 논란은 최근에만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30여 년간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사안이다.
1996년 3월 6일자 '불친절한 출입국 관리소 외국인에 한국인상 흐려'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국내에 체류하던 한 일본인 유학생은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악명 높은 곳이라고 표현하며 담당 공무원의 권위와 권한에 따라 비자가 발급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16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체적인 민원 처리 환경과 서비스는 과거보다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일부 공무원의 고압적 태도와 재량 중심의 민원 처리 방식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결국 구조적인 특성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 이제호 변호사는 "출입국 관리는 결국 복지 지원 서비스 부서가 아닌 체류 자격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부서"라며 "같은 법무부 내부에서도 사회통합과나 출입국사범과 사이에서 온도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출입국 공무원은 제출 서류를 검토하고 체류 자격을 심사하는 입장이다 보니 업무 과정에서 고압적인 부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소명해야 체류가 가능한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결국 담당 공무원의 행정 재량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보니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외국인 입장에서는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이 변호사는 이를 외국인과 행정기관 사이의 '정보 비대칭' 문제라고 보고 이 부분을 보완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비자 발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A씨는 주한 자국 대사관에서 안내받은 서류와 출입국 담당 공무원들이 요구하는 서류가 달랐다고 토로했다.
이 변호사는 "이 사례도 (A씨의 주한 자국) 대사관이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정보를 계속해서 확인하지 않으면 정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출입국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는 '네가 잘못 알아온 건'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입장에서는 공식 기관에서 알아온 거니 억울한 거고 그런 민망함과 시간·비용 부담을 떠안게 되니 (마음을) 다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제도 개선 방향으로 법원의 등기과를 언급했다. 그는 "서울 일부 법원등기소에서 사전 서류를 검토해 주는 창구가 새로 생겼다"며 "어떤 서류가 잘 구비됐는지 민원을 상담하는 창구로서 제도적으로 운영하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희철 변호사(현 대한변호사협회 난민이주외국인특위 부위원장)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오해가 생기고 그러면서 공무원이 언성을 높이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었지만, 우리 사회가 이를 시스템적으로 받아들일 준비는 아직 안 돼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변호사협회에서도 출입국 관련 실태조사를 가게 되면 공무원들도 인력과 예산 부족을 호소한다"며 "누군가가 초과근무를 감당하는 구조이고 결국 예산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세심한 매뉴얼가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정부 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해 AI(인공지능)기반 통·번역 앱이나 사전 서류검토 소포트웨어 등 기술적으로 업무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출입국 민원 업무를 대행하는 박재훈 변호사는 담당 공무원과의 유선 소통 체계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1345외국인종합안내센터'를 통해 대부분의 전화 민원을 접수한 뒤 콜센터에서 담당 공무원을 연결해 주는 구조"라며 "콜센터 단계에서 사건 당사자로부터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 담당 공무원을 알아내기 힘들다. 연락처를 받는다고 해도 외부 전화 응대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도 간간이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도 최근 민원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2024년 1월 구성한 '자체 민원개선 태스크포스(TF)'를 올해 '제2차 자체 민원개선 TF'로 재편했다.
실제로 서울출입국청은 올해 1분기 민원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734명 가운데 98%가 만족한다고 답해 민원 서비스 제도 개선 이후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8만여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장기체류 외국인은 215만 9052명으로 전체 77.6%에 달한다. 10명 중 8명은 장기 체류자인 셈이다. 법무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은 오는 2030년 국내 체류 외국인이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