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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외국인A "운이 좋았다"…잇단 고성에 민원실은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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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최근 외국인 비자 신청을 담당하는 국내 출입국·외국인청(출입국관리사무소)을 둘러싸고 일부 담당 공무원의 고압적 태도와 재량 중심의 민원 처리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비교적 친절한 곳으로 평가받는 서울 소재 출입국·외국인청을 여러 차례 방문해 현장 분위기와 실제 민원 처리 과정을 살펴봤다.

과도한 민원 업무 속 일부 공무원들 목소리 높여
최근 SNS에 출입국 공무원들 풍자 담은 밈 확산
"구조적 특성서 비롯된 문제 역시 존재" 지적도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 글 싣는 순서
①[단독]"메모 남겨둘 거예요" 비자 퇴짜…공포의 출입국사무소
②[르포]외국인A "운이 좋았다"…잇단 고성에 민원실은 얼어붙었다
(계속)

최근 서울 한 출입국·외국인청(출입국관리사무소) 민원실. 이곳은 민원 업무를 보려는 외국인들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혼잡했다.

민원 창구와 대기석 사이에는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다. 자리에 앉지 못한 외국인들은 서서 천정에 달린 모니터를 바라보며 자신의 대기 번호를 기다렸다.

모니터 하단에는 담당 공무원의 실명이 표시된 창구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담당 직원'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말 한마디도 오가지 않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간간이 일부 공무원의 높은 목소리가 들렸다.

대기 번호 없이 불쑥 민원 창구로 향하거나 서류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외국인을 향한 지적도 있었으나, 정상적인 민원 처리 과정에서도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인터뷰 요청에도 대체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기사화로 인해 향후 비자 발급이나 체류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물론 민원 처리 속도나 응대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외국인도 있었지만, 공무원의 태도에 불만을 토로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기자는 외국인 A씨의 동의를 얻어 민원 처리 과정을 동행 취재했다. 해당 창구 공무원은 준비된 서류를 확인한 뒤 비교적 친절하고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했다.

그러나 다른 창구에서는 "지금 못 하세요" "신청서"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A씨는 "이번 담당자는 친절했다"며 "운이 좋았다"고 안도했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올해 1분기 민원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734명 가운데 98%가 만족한다고 답한 곳이다. 민원 서비스 제도 개선 이후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
다만,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B씨는 출입국·외국인청 홈페이지를 통해 "창구 공무원들이 점심시간 전에 업무를 종료했다"며 "점심시간으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만 안내했어도 기다리지 않았을 텐데 자기들의 점심시간은 소중하고 업무 보러 간 사람들의 시간은 소중하지 않나 보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C씨 역시 "불친절한 담당 공무원이 걸려 망했음을 직감했다"며 "손가락질하고 말 한마디 없이 안내하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사정으로 이사를 여러 번 하면서 외국인등록증 뒷면에 주소를 쓸 공간이 없어서 주민센터 직원이 테이프로 붙여준 걸 날짜를 쓸 곳이 없다고 한숨을 팍팍 내쉬더라"며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화가 많으시냐"고 지적했다.

최근 SNS에서는 출입국 공무원들의 불친절한 응대를 풍자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영상도 확산되고 있다.

해당 영상은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외국인을 응대하는 공무원의 짜증 섞인 태도를 풍자한 내용으로 '좋아요' 1만 5천여 개를 받고 댓글도 900여 개 이상이 달리며 주목받았다.

이를 접한 외국인은 "영상 속 공무원은 영어라도 한다" "보고만 있어도 손에 땀이 난다" "PTSD 온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행정 절차는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부분이라 용어 하나 표현 하나가 중요한 만큼 공식 절차나 기준은 자국어 중심이 원칙" "준비만 되면 절차가 빠르다" "그래도 한국이 유럽보다는 낫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법무부 제공법무부 제공
실제로 출입국 민원 업무를 대행하는 박재훈 변호사는 "제가 있어서 친절한 것도 있겠지만 대체로 담당 공무원들은 친절하다"며 "고압적인 공무원들도 있겠지만 공무원과 민원인의 간격 사이에서 오해가 생겨 언성이 높아지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 이제호 변호사는 "정보 비대칭에서 오는 어려움이 크다"며 "행정 처리가 담당 공무원들의 재량으로 상당 부분 이뤄지다 보니 외국인 입장에서는 어떤 서류를 준비하고 어떻게 소명해야 국내 체류가 가능한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 공무원들도 심사를 진행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체류를 관리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된 문제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측은 "출입국 공무원은 정기적으로 온·오프라인 친절교육을 받고 있다"며 "민원 만족도 개선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만 사항이 접수되면 시정 조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만족도도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담당 공무원들의 과도한 민원 업무에 대해서는 "과다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 및 민원 편의를 위해 온라인 민원신청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올해 이민정책개발지원 사업 예산을 지난해보다 확대했다. 국제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출입국 관리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해외 이민정책 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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