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를 밝히고 있다. 박종민 기자존경하는 달성군민 여러분 그리고 대구시민 여러분 박근혜다.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린다.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들이었다.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
이야기가 끊겨서.. 제가 많이 부족했고 또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저에 대한 사면이 결정된 후에 이곳 달성의 여러분들이 제가 달성에 오면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드리겠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24년 전인 1998년 낯선 이곳 달성에 왔을 때 처음부터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신 분들이 바로 이곳에 여러분들이다. 그러한 지지와 격려에 힘입어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연이어 지역구 4선 의원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 저도 이곳 달성군에서 많은 곳을 구석구석 다녔다. 그래서 이 달성군 흙 속에 저의 발자국도 분명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달성군 관내의 명칭들을 보면 이곳 유가, 구지, 다사, 하빈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그런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만큼 저에게도 이곳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곳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
오늘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 뵈니까 지난날의 이야기 한 가지가 떠올랐다.
제가 달성에서 선거운동을 한참 벌리고 있을 때 지나가던 어떤 분이 '이곳 공기가 참 좋다' 이런 얘기를 했다. 저는 처음에 시골이니까 공기가 좋다는 말인가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 말은 이 곳에서 선거 분위기가 좋다는 그런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때로 다시 갈 만큼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다.
시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들이 있다. 그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
앞으로 이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 나가겠다. 이 곳에 여러분과 같이 좋은 분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돼서 무척 기쁘고 든든하게 생각한다. 코로나 등으로 인해서 어려움이 많은 이 시기에 여러분들 건강 각별히 잘 챙기시고 또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하겠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