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의 길이 무너질까 걱정돼 공사장으로 진입하는 대형 차량을 막고 있는 20대 여성을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일이 발생해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관은 체포 과정에서 "병원에 찾아가라. (산사태로) 무너지면 손해배상 청구하면 되지. 네가 왜 막아" 등 반말로 막말까지 했다.
지난 24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전 전북 완주군 화산면의 한 마을에서 완주경찰서의 한 파출소 소속 경찰관 두 명이 서모(27·여)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서씨는 집 앞의 길 위에서 축사 부지로 진입하던 대형 트럭 등을 막고 있었다. 토사 유실의 위험이 있어 마을 주민과 축사 측이 해당 길을 사용하지 않기로 협의를 했기 때문이다.
이때 "서씨가 길을 막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은 서씨와 15분여 동안 길 위에서 대치하다 서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순찰차에 태우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은 서씨에게 "왜 막아. 네가 왜 막아"라며 강압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병원에 찾아가 봐라. 네 땅이 아닌데 왜 그래. 무너지면 손해배상 청구하면 되지"라는 등 막말을 했다.
다른 경찰관은 "(길을) 막지도 못하고 전과 올라가고 벌금 내고 민사에서 손해배상금을 내야 한다"며 협박성 언급도 했다.
지난달 8일 오전 전북 완주군 화산면의 한 마을에서 완주경찰서의 한 파출소 소속 경찰관 두 명이 서모(27·여)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에 끌려가는 서씨가 촬영된 폐쇄회로(CC)TV 장면. 제보자 제공경찰은 "업무방해죄로 현행범 체포하고 파출소 동행할 수 있으며 강제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고지하고 서씨를 체포했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두 경찰관은 서씨의 양팔을 잡고 질질 끌면서 서씨를 순찰차로 연행했다.
순찰차에 머리를 부딪친 서씨는 병원에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으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정신과 진단도 받았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현행범은 범죄를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고 난 직후의 사람이나, 범인으로 불리며 추적되고 있을 때, 범죄에 사용됐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한 흉기나 물건을 소지하고 있을 때, 증거가 될 만한 뚜렷한 흔적이 있을 때, 도망하려고 할 때다.
서씨는 사건 당시 자신의 집 앞에서 주거의 안전과 권리를 주장하고 있었던 상황으로 20대 여성에게 두 남성 경찰관이 과도하게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서씨는 두 경찰관을 불법 체포·감금죄와 독직폭행치상, 직권남용 혐의로 전주지검에 고소했다.
다만, 경찰은 '정당한 공무집행'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가) 차를 막고 있는 상황에서 신고 내용에 따라 사건을 처리한 것"이라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범죄예방과 제지 차원에서 즉시 조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오래 지체되는 상황에서 집 쪽으로 옮기자는 차원이었다"며 "(현장 경찰관이) '체포할 수 있다'는 고지를 했다"고 덧붙였다.
24일 서씨의 집 위에 있는 임도에서 찍은 서씨의 집. 서씨 측은 "대형 트럭들이 임도를 사용하면 토사가 유실되고 산사태가 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송승민 기자한편, 서씨는 2년 반 전쯤 귀농귀촌으로 완주군 화산면의 한 마을에 친부를 모셨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중순쯤 집 인근에서 축사 공사가 시작되자 덤프트럭 등 대형 차량들이 집 앞의 A길(가칭)을 이용했다. A길의 지반이 약해 도로가 유실될 우려가 있자 마을 주민과 축사 측은 회의를 열고 해당 길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후 대형 차량들은 서씨의 집 위에 있는 임도인 B길 사용했다. 서씨 측은 "B길 또한 토사 유실로 인한 산사태가 우려된다"며 완주군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완주군청 또한 현장 점검을 나오는 등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