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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13일 앞두고 던진 '정치개혁' 카드…안철수·중도에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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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송영길 1시간 앞두고 전격 '정치개혁' 기자회견 열어
총리 국회추천, 국민내각,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등 던졌지만
핵심은 안철수에 '자기정치' 공간 만들어줄 선거제 개편
연동형 비례대표제 제안에 安 "소신 있으면 실행하시라" 시큰둥
180석 거대여당 특권내려놓기로 중도표심 공략나섰지만
野 "진정성 없다" "실천이 문제"…與내서도 "메아리 있어야 하는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 제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윤창원 기자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 제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4일 대통령과 과반 여당의 권한을 대거 내려놓는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대선을 불과 13일 남겨두고 있는 시점이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열세인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막판 승부수인 셈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측과 신경전을 펼치는 사이 안 후보의 마음은 물론 중도 표심까지 얻어 보겠다는 전략인 셈인데, 송 후보의 선언으로 인해 남은 10여일 동안의 판세가 더욱 출렁이게 됐다.


송영길 전격 '정치개혁' 기자회견…권력구조 언급했지만 핵심은 선거제 개편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안 제안'을 주제로 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부동산 관련 기자회견'을 예정했는데 회견 시간을 불과 1시간 앞두고 전격 내용을 바꿨다.
 
송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도입 △여야 구분 없는 국민내각 구성 △여야정 정책협력위원회 설치 △초당적 국가안보위원회 구성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중심의 선거제 개혁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개헌 △국민통합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약속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는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가져가더라도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할 것이며, 이미 17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 있어 다수의 우위에 있는 국회에서도 여당의 힘을 빼고 다당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송 대표의 제안 내용 중 이날 새롭게 공개된 내용은 없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20대 국회에서도 권력구조 개편을 중점으로 하는 개헌 논의가 오갔고, 문 대통령은 2018년 3월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국무총리 권한 강화, 선거연령 18세 하향 등을 담은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야권 인사의 내각 기용과 주요 현안에 대한 여야 협치는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든 단골손님처럼 소환되는 메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날 개혁안의 핵심은 선거제도 개혁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구애' 위한 다당제 제안…安은 "소신 있으면 실행하시라" 시큰둥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국회의원 선거에, 중대선거구제를 지방선거에 도입할 경우 자연스럽게 1당 혹은 양당 독식에서 벗어나 다당제로 가게 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광역의원 비례대표 합산 전국 득표율은 51.42%였지만, 확보한 광역 의석 비중은 79.13%였다. 과반이 조금 넘는 득표율로 의석의 80% 가까이를 가져간 것이다.
 
2020년에 치러진 21대 총선은 최초의 부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의석 확보에만 혈안이 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이 룰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위성정당을 만드는 바람에 취지가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 덕분에 민주당은 180석의 거대 여당으로 변신했다.
 
송 대표의 이번 제안은 그동안 민주당이 누려왔던 이러한 기득권을 포기하고 민심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당제가 자리매김할 경우 현재의 구도 상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정당은 지난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득표율 3위와 4위를 차지한 정의당과 국민의당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경우 지역구 선거에서의 강세로 인해 비례대표 의원 수 확보가 쉽지 않은 반면, 지역구 의석이 1석, 0석인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의석수를 현재보다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과관계로 민주당 내에서는 송 대표의 이번 제안이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의 문을 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력으로 완주를 하더라도 다음 행보가 불투명해진 안 후보에게 자기 정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제안을 건넸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지역 의원은 "안 후보가 가장 원하는 것은 지난 20대 국회 초반 때처럼 자기 정치세력을 갖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단일화가 이뤄지기는커녕 감정싸움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자기 정치의 공간을 약속한다면 마음이 우리 쪽으로 더 풀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송 대표가)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그렇게 실행을 하시면 되지 않겠느냐"며 긍정도, 부정도 아닌 반응을 보였다.

 

'특권 내려놓기'로 중도 표심에 구애…시너지가 관건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민주당이 송 대표의 제안으로 노리고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중도 표심이다.
 
'지방선거도, 총선도 모두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는데 그 동안 한 것이 뭐냐'는 중도층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이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권력과 특권을 나누고 몸을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투표는 할 예정인데 지금까지도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온건 성향의 중도층, 특히 민주당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모습을 보여드리려는 것"이라며 "어느 야당 후보처럼 '쇼를 한다'고 욕을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정답이라면 그렇게 하겠다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송 대표가 제안한 정치개혁안을 25일 밤으로 예정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2차 TV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게 다시 한 번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후보는 앞서 지역 연설과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윤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끼리의 협력을 강조하며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을 깨고 제3당, 제4당 선택이 가능하게 존재해야 진짜 정치교체"라고 말한 바 있다.
 
관건은 실천력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권의 시너지 효과 발생 여부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황규환 대변인 논평을 통해 "진정성 없는 '정치개악 쇼'", "적어도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엄중한 정치개혁을 이야기할 때에는 진정성을 가지고 얘기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눈앞의 대선에서 이겨보려는 심산으로 무리수를 던졌다고 혹평했다.
 
정의당 선대본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늦게나마 민주당이 정치개혁 입장을 다시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문제는 말이 아닌 실천"이라고 완전히 신뢰하지는 못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민주당의 부진한 개혁에 대해 직접 고개를 숙이는 등 국민께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선거를 너무 코앞에 두고 발표하는 바람에 진정성에 의심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송 대표의 지난달 '86세대 용퇴론'처럼 메아리 없는 아우성이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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