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앞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욕설만 빼고 온갖 네거티브가 동원됐던 지난 1차 토론에 이어 25일 2차 토론에서도 이른바 '대장동 의혹'을 두고 거대양당 후보들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다만, 제3지대 연대를 겨냥한 여당의 '정치개혁' 논의와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새로 등장한 이슈가 많아 신중한 정책토론이 이어질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녹취로 '그분' 누구?…'대장동 2라운드' 예고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3일 앞둔 24일 오후 서울 시청 인근 화방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이한형 기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이날 오후 8시에 열리는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권력구조 개편',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정책'을 주제로 시간총량제 토론을 펼친다.
이날 토론 분야는 '정치'다.
이후 정치 분야 주도권토론이 이어지는데, 여기서 대장동 의혹을 두고
여야 후보 간 '대장동 2라운드'가 펼쳐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1일 1차 토론에서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 문제를 두고 주도권토론 시간에 열띤 네거티브전을 벌였다.
양쪽은 최근 김만배·정영학씨의 '대장동 녹취록'을 근거로 대장동 사건에 상대 후보 이름을 넣어 각각 '윤석열 게이트'와 '이재명 게이트'로 명명했다. 1차 토론 이후에도 후보들은 각지 유세 현장에서 마타도어를 이어갔고, 당도 비판 논평을 서로 주고받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여야 후보는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의 실체를 놓고도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로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은 지난 23일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누구와도 일면식이 없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한 상태다.
이재명 '러브콜'에 안철수 반응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도산 안창호기념관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날 토론 주제가 정치 분야인 만큼,
최근 이 후보가 밀어붙이고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측면 지원하는 '제3지대와의 연정' 이야기도 빠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최근 지지율 열세를 탈피하기 위해 안 후보와 심 후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후보는 24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
윤 후보를 제외하고 진짜 국민의 삶을 개선하자는 모든 정치세력이 가능한 범위에서 협력하는 길을 찾자. 정치개혁이라는 공통 공약 합의라도 하면 좋겠다"며 "
국가를 위해 역할을 나누는 것이 합의되면 소연정·대연정 모두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동시에
송 대표도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 의지를 밝히는 등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이 후보를 측면 지원하고 나섰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틈새를 파고들어 중도·진보층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윤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은 지난 23일 단일화 결렬 책임을 놓고 폭로전을 벌였다. 이에 따라 야권 후보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야권 단일화에 대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기싸움도 이날 토론에서 관전 포인트다.
러시아 '우크라 침공'…여야, 사드 공방 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도 이날 토론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침공이 시작된 24일 긴급성명을 내고 "
청와대와 여당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제1야당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정치공학적 계산 외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답하다. 정치권과 문재인 행정부의 빠르고 책임 있는 결정과 행동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 역시 메시지를 내고 "
우리 아시아권에서도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 바로 이 전쟁을 멈추고, 단단한 평화로 갈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해법을 촉구했다.
침공 사태는 자연스럽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24일 강원 원주 유세에서 "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는데 (윤 후보가) 두 번 부인했다. 이번에 내가 또 물어볼 것"이라며 윤 후보와의 공방전을 예고했다.
앞서 브룩스 전 사령관이 지난 2020년 11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윤 후보는 "성주 사드에 우리나라 저고도방어시스템을 결합해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이지 추가 배치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