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제지 기자 가족도 화천대유 투자…언론·금융계 관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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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자산관리에 350억 원을 대여한 한 증권사 사모펀드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재직했던 경제지 기자의 가족도 억대 돈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사모펀드는 화천대유가 첫 배당금을 받기 전 대출을 실행했다가 배당 직후 원금과 이자금을 모두 회수했는데, 자금난이 가장 심각했을 때 돈을 대준 셈이라 그 배경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18년 화천대유에 350억 원 대출한 '리딩REDI' 사모펀드
투자자 명단 보니…정체 불명 유령법인, 개인 등 수두룩
김만배 재직한 경제지 기자 가족도…"증권사 연락받고 투자"
화천대유 자금난 심각할 때 대출…배경 두고 '의혹' 증폭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지난 2018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350억 원을 대여한 한 증권사 사모펀드에 국내 한 경제지 기자의 가족도 억대 돈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제지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화천대유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부국장으로 재직했던 곳이다.

해당 사모펀드는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첫 배당금을 받기 직전 대출을 실행했다가, 배당이 이뤄진 후 원금과 이자금을 모두 회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의 특성상 자금난이 가장 심각한 때 대출이 이뤄진 셈이라, 그 배경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8일 CBS노컷뉴스가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리딩REDI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리딩REDI 1호) 투자자 명단에는 한 투자회사에 임원으로 재직중인 A(48)씨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 돈 1억 원을 투자한 A씨는 김만배씨가 재직했던 경제지 기자 B씨의 친형으로 파악됐다. B씨는 현재 계열 내 다른 언론사에서 근무 중이다.

'리딩REDI 1호'는 A씨를 포함한 13명의 개인 투자자 및 법인이 총 28억 원을 투자했고, 이는 그대로 '리딩REDI 2호'에 재투자됐다. 이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ONION GRAND AVENUE PARTNERS, LLC'라는 정체 불명의 회사가 투자한 152억과 합쳐져 화천대유로 흘러 들어갔다. 나머지 170억원의 출처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투자 배경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금이 대출 형태로 화천대유로 흘러 들어간 시점인 2018년 초는 화천대유가 자금난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높은 시기였기 때문이다.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은 배당금을 받기 전까지 거액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필요한데, 해당 대출은 배당 이전 실행됐다가 화천대유가 첫 배당을 받은 직후인 2019년 4월 원금과 18%의 이자를 받고 바로 회수됐다.

특히 A씨와 함께 투자한 법인 'ONION GRAND AVENUE PARTNERS, LLC'는 미국의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인 델라웨어주에 서류상 2018년 1월 설립됐다가 2019년 12월 말쯤 자진 해산절차를 밟았다. 사실상 화천대유에 돈을 빌려주기 위해 설립된 유령법인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이한형 기자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이한형 기자B씨는 김만배씨와 함께 근무했던 것은 맞지만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가 아니라며 관련 의혹에 선을 그었다. 그는 "(김씨와는) 같은 회사에 적을 뒀다는 정도가 전부이고 (대장동 사업 등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친형이 화천대유에 투자한 사실을 알았냐고 묻자 "형은 사업을 하고 저는 언론사에 있다.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A씨 또한 동생과는 무관한 투자라고 반박했다. A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증권사에서 괜찮은 상품이 있다고 연락을 받고 투자한 것일 뿐"이라며 "(투자) 당시 '판교에 땅 분양한 회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화천대유인지 대장동 사업인지 몰랐고, 판교에 부동산 사업을 한다고 하니 당연히 잘 될테고 리스크도 별로 없겠다 싶어서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이퍼컴퍼니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동생하고는 상관없다. 동생은 제가 뭐 하는지도 모른다. (김만배씨 또한)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컨소시엄을 구성한 하나은행에서 리딩투자증권으로 이직한 한 관계자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투자 정보를 증권사에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같은 은행에 있었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다. 실무를 맡은 부서에 있지도 않았고 (대장동에 대해) 전혀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법인 ONION GRAND AVENUE PARTNERS, LLC는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인 '오크트리캐피탈'이 설립한 사실이 CBS 취재 결과 드러난 바 있다. (※관련기사 : [단독]화천대유 조세회피처 자금, 설계자는 글로벌 헤지펀드)

특히 2018년 화천대유가 차입한 350억 원 중 152억 원이 '헤지펀드→조세회피처→사모펀드→은행' 4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전달된 것을 두고 자금 출처를 숨기기 위한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화천대유에 거액을 투자하기 위해 헤지펀드 운용사가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가 해산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의 실소유주를 숨기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이는데, 특검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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