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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

저출생 시대, '성평등 논쟁'이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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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작아지는 대한민국을 피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덜 작아지도록, 더딘 속도로 오도록 대비할 수는 있습니다. 초저출생은 여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남녀 모두의 일입니다. 국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개인, 모든 세대의 일입니다. CBS는 연중기획 '초저출생: 미래가 없다'를 통해 저출산 대책의 명암을 짚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공존을 모색합니다. ▶birth.nocutnews.co.kr

11월 11일 'Happy Birth K!' 포럼에 초대합니다

최슬기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최슬기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좋다고 하는 것들은 거의 다 도입이 된 상태입니다. 실제로 많은 돈도 쓰였고요. 그런데 그게 정말 체감할 수 있느냐, 라고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들도 있습니다."

지난 15년간 정부가 주도한 저출산 대책에 380조 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됐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출산 대책의 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제는 기존의 정책관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구정책에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인구학 전문가인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만나 인구정책의 방향을 짚어봤다. (오는 11일 'Happy Birth K!' 포럼에서 최슬기 교수의 강연을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포럼 바로 가기 Happy Birth K!)

    - 인구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하나는 우리가 저출산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과거부터 많이 해왔는데 지금은 더욱더 심각해졌다는 게 되겠고요. 또 하나는 그래서 정말 뭔가를 해야 되는 시기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인구 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 우리나라가 1983년도에 처음 저출산이 시작됐으니까 거의 40년 가까이 됐습니다. 그다음 문제가 심각해진 건 초저출산으로 따져도 2002년도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게 사실 쉬운 문제는 아니고요, 전 세계적인 흐름이긴 합니다만 다른 나라가 어느 정도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나름 균형점을 찾아가는 반면 우리나라 상황은 외려 악화되고 있습니다.

-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요?
= 합계출산율이 1.3 밑으로 내려가는 나라, 그것도 이렇게 오랫동안 내려가 있는 나라들은 흔하지 않습니다. 1.3 밑은 사실 남부 유럽이나 동부 유럽에서 90년대에 많이 등장했지만, 지금은 거의 다 없어지고 1.4~1.5 정도로 많이들 회복한 상태예요. 1.0 밑은 인구학자들이 거의 본 적이 없는 출산율 수준입니다. 과거 통일된 직후 동독 지역에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졌을 때, 그러니까 국가 시스템이 어떻게 보면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패닉 속에서 나타나는 상황으로까지 출산율이 떨어진 걸로 보입니다.

     - 저출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계속 심각해지는 이유가 뭘까요?
=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좋다고 하는 것들은 거의 다 도입이 된 상태입니다. 실제로 많은 돈도 쓰였고요. 그런데 그게 정말 체감할 수 있느냐, 라고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들도 있습니다. 제가 연구한 예를 들자면, 육아휴직이 출산에 도움 된다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육아휴직의 형태도 있어요. 외국의 사례들을 보면 보통 두 가지 조건을 이야기하는데, 육아휴직 기간에 얼마나 내 소득을 대체할 수 있느냐, 또 하나는 육아휴직이 특정 그룹, 예를 들어 여성만의 것이라고 한다면 그로 인한 불편함이나 불이익도 있거든요.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여러 제도들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사실 의문점이 많이 있습니다.
 
-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 좀 더 효과성 있는 정책에 대한 고민이 이제 정말 필요한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경쟁적으로 정책들은 정말 많이 도입이 됐어요. 예를 들어 각 지역마다 아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을 줍니다. 그런데 과연 출산장려금이 해당 지역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실제로 출생아 수를 늘리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됐는가를 보면, 일종의 제로썸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인식 변화가 필요할까요?
= 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결혼이나 출산을 원치 않거나, 아니면 새로운 유형의 결혼을 하고 싶다거나, 좀 더 커리어를 쌓고 30~40대에 결혼하고 싶다거나 등등 여러 가지 다양한 생각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생각들 자체를 바꿔야 된다는 건 방향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렇게 인구감소가 예상되고 한 명 한 명이 더 소중해지는 사회로 바뀌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획일적으로 몰아가는 방식은 이제는 맞지 않고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의 생각을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봤을 때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달라져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평등에서 이야기하는 남녀 역할을 어떻게 조정할 것이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좀 가치관적인 고민이 들어가야 될 겁니다. 우리가 옛날 가부장식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거고요. 그럼 어떤 형태의 역할 구분이 필요한 것이냐는 것이 고민이 많이 돼야 하는데 사실 지금 그 논쟁이 우리 사회에서 아주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요, 저는 논쟁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제는 하나씩 답을 찾아갔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모범 답안처럼 제시는 되고 있으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사람들에게 들어와 있지는 않아요.

"(성평등이) 많이 논쟁 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 대한 답을 찾아준다면, 또 그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조금 달라진다면 전반적인 출산율 수준도 좀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최 교수는 오는 11일 오후 7시 CBS가 주관하는 Happy Birth K! 포럼에서 '저출산 문제와 인구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한다. 포럼은 사전등록 없이 무료로 시청가능하며, 포럼 홈페이지네이버TV, 유튜브 '아나운서 엄마의 육아연구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

이에 앞서 오후 5시 30분에는 CBS가 주관하는 생명돌봄국민운동캠프 출범식이 열린다. 각당의 대선 주자들과 교계대표, 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포럼 홈페이지네이버TV, 유튜브 '노컷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인터뷰: 곽지연 코디네이터, 정리: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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