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연합뉴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이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 추진을 못 박았다.
이달 31일 총선(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극우 보수층 결집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쟁범죄자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제사)가 시작된 이날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제사용 도구인 '마사카키(真榊)'를 봉납했다. 그는 18일까지인 추계 예대제 기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진 않을 방침이다.
지지통신은 "중국이나 한국 등 주변국과 외교 관계의 (부정적) 영향을 피하고, 정부 인사의 참배에 신중한 공명당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명당은 자민당과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다.
현직 총리로서 아베가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이후 현직 총리는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을 해오고 있다.
같은날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퇴임 후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퇴임 13일 만이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외교부는 "일본의 책임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가 봉납한 공물 '마사카키'(왼쪽). 마사카키는 신단이나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를 말한다. 연합뉴스기시다 총리는 또 취임 후 처음으로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 등을 포함한 오염수의 해양 방출과 관련해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23년 봄쯤을 목표로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할 방침이다.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거르고, 필터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는 물을 섞어 농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극우 보수적 행보를 보인 것은 31일 치러지는 총선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열흘 만에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단 기록이다.
핵심은 집권 자민당의 단독 과반 의석 차지 여부다. 총선 성적이 곧 기시다 총리의 입지를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