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17일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후보들의 영입 경쟁으로 하루 종일 들썩였다.
최근 지지율 약진으로 반전을 자신하는 홍준표 후보가 영입 소식을 전하며 바빠지자, 이미 매머드급 캠프를 꾸린 윤석열 후보도 지지 않고 '여기가 이기는 편'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당 정책위의장과 특임장관 등을 두루 거친 주 전 원내대표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한다. 윤 후보 측은 TK(대구경북)지역 5선 의원인 주 전 원내대표가 당심을 결집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고위급 관계자는 "주 전 원내대표는 애초 물밑에서 윤 후보를 지원하고 있었다"며 "홍 후보 쪽에서 최근 영입 메시지를 계속 내니까 '거기가 아니라 여기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캠프가 공식적으로 영입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석열캠프는 윤상현·조해진·이종성 의원도 추가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선 초반 소규모 캠프로 시작했던 홍 후보는 "줄세우기를 하지 않겠다"는 당시 발언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캠프인사 영입 소식을 열심히 전하고 있다. 이날은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게임 체인저'라며 경선 경쟁자였던 최재형 전 원장 영입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의 가치를 대변하는 최 전 원장의 합류를 통해 자신이 확장성 높은 후보라는 것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를 선출하기까지 2주 가량이 남은 만큼 두 후보의 공격적인 영입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여기가 이기는 편"이라는 메시지의 발신이다. 얼마나 영입했냐가 '대세론'의 근거가 된다면, 누구를 영입했냐는 '확장성'의 이유로 작동한다. 당장 홍 후보가 이날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캠프에서 대전 선대위원장을 하던 분도 탈당하고 저희 캠프의 대전 선대위 고문으로 오기로 약조했다"며 설익은 영입 소식을 전한 것도 이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세불리기 경쟁이 전형적인 구태정치일 뿐 아니라 실제 경쟁력과는 무관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찌감치 대세론에 힘입어 윤석열 캠프에 사람이 몰린 것이나, 뒤늦게 양강 구도를 형성하자 홍 후보 측에 합류하기 시작한 인사들 모두 국민들 눈에는 곱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희룡 후보는 "인사 영입으로 줄 세우기식 캠프 확장을 통한 지지세 모으기는 구태에 불과하다"고 SNS에 썼다. 유승민 후보는 "내년 대선은 1~2%포인트 정도로 굉장히 빡빡한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지사를 상대로 한 경쟁력이 국민의힘 후보 선출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전신부터 여러 차례 대선을 경험한 한 당직자는 "윤 후보와 홍 후보 공히
'기존 정치 스타일과는 다를 것', '줄세우지 않겠다'라고 하더니 결국 과거와 똑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누가 얼마나 모였는지를 보고 대세를 판가름하는 '옛날 정치' 할 시간에 정책 준비 하고 토론 연습이나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후보들 입장에서는 일단 확보할 수 있는 자원은 다 모아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무차별 인사 영입이 리스크가 되지 않게 관리해야 하지만, 그럴 심적·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