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재명 경기지사가 누적득표율 50.29%를 기록하며 아슬아슬하게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가운데 '앙금 털어내기'가 급선무다.
이낙연 캠프 측은 10일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했고, 일부 당원도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앞서 이낙연 캠프에서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도 가상할 수 있다"는 말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등 당내 균열은 이미 위험 수위에 다다른 상태다.
반전드라마는 막판에…무효표 처리 따라 결과 달라져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경선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재명-이낙연 캠프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구속 발언' 이전에도 '(원팀을) 장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다만 캠프 회의에서 경선 불복에 대해선 강하게 선을 그은 것 역시 설 의원이었다고 한다.
이낙연캠프에서는 3차 선거인단 결과가 나온 뒤
무효표 논란을 재점화했다.
앞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경선 후보직 사퇴로, 두 사람이 받은 표를 어떻게 처리할 거냐를 놓고 당 지도부에 날을 세웠었는데, 이같은 우려가 10일 경선에서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날 최종 누적 득표 71만9905표를 가져가며 50.29% 득표율를 기록, 누적득표율은 5%p 급감했다. 총 24만8880명이 투표한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62.37%(15만5220표)를 얻은 이 전 대표에게 이 지사가 28.30%(7만441표)로 크게 패한 결과다.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의 득표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이 지사는 과반을 넘기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의 득표수를 전체 유효투표수에서 빼는 걸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에 이낙연 캠프에서 유권해석을 요청했는데,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특별당규 '사퇴자의 표는 무효로 처리한다'(59조 1항), '개표 결과를 단순 합산해 유효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60조 1항) 조항에 따라 경선에서 두 사람이 얻은 표를 완전 무효표 처리하기로 했다.
결국 이낙연 캠프 측은
"10일 밤 소속의원 전원이 긴급회의를 갖고 당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 제기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며 "11일 이와 같은 이의제기서를 당 선관위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단독 선대위원장? 이낙연, 이재명 선거 도울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일찌감치 대선 모드에 돌입한 이재명 캠프는 '원팀 선거기획단' 구상에 한창이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이 지사가 경선 뒤엔 당 중심으로 가겠다고 한 만큼 당 선거기획단에 캠프 인사들을 흡수 통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흡수 통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난 대선 때처럼 후보가 당 대표에게 인사권 일부를 주는 방식도 논의된다.
추미애 당시 당 대표는 캠프 요직인 상황본부장직에 자신과 가까운 김민석 의원을 임명한 바 있다.
이른바
'원팀 선대위'를 이끌 적임자로는 정 전 총리도 단독으로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와 함께 경선에서 경쟁하기도 했고, 당내에서 '큰 어른'으로 통하는 만큼 선대위원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정세균 전 총리. 윤창원 기자하지만 당장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다른 경선 후보들이나 이 지사를 물밑에서 적극 지원한 이해찬 전 대표, 송영길 현 대표와의 협의를 이루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이낙연 캠프 측에서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전 대표 역시 공동선대위원장에 큰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정치적 책임감에 공동선대위원장을 피하지 못할 거라고 보고 있지만, 이 전 대표가 대장동 논란에 휩싸인 이 지사를 돕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3차 선거인단 결과 '후보 교체론'에 서서히 불이 붙은 것도 이 전 대표의 고심을 깊게 하는 요인이다.
이재명 캠프 내에서는
최재성 전 정무수석 등 '친문 인사 역할론'도 논의되고 있다.
원팀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편으로 이낙연계 의원들이 포진한 지역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언급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지역위원장과 시의원들의 지지 후보가 엇갈렸는데, 이같은 마찰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