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장군' 부르자 '통수'로 받은 檢, 열쇠는 조남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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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수사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22일 돌연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검찰총장후보추천위때까지 수사팀의 기소 결정 미루기 위한 지연전술 의심
수원고검 대검에 직접 수사심의위 개최 요청, 속전속결 개최 강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황진환 기자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이면서도 자신이 속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궁지에 몰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22일 '전문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사실상 이 지검장이 시간벌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 지검장을 수사한 수원지검과 수원고검이 '대검에 직접 심의위 요청'이라는 카드로 맞불을 놓으며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차기 검찰총장 인선 과정에도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성윤 지검장의 변호인은 이날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함과 동시에 수원지검에 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지난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를 무마했다는 혐의로 수원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자문단과 심의위는 검찰의 판단에 앞서 법률전문가들이나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기소가 적절한지 등을 1차적으로 살펴보는 기구다. 현직 중앙지검장이자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가 사실상 검찰 판단을 신뢰할 수 없다는 선언을 한 셈이라 그 뒷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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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은 입장문에서 "최근 일부 언론에서 이 검사장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이 검사장이 안양지청의 특정 간부에게 전화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수사내용까지 상세하게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팀이) 편향된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본 나머지 성급하게 기소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는지 염려된다"고 설명했다.

수원지방검찰청. 연합뉴스
입장문 공개 초기에는 '수원지검 수사팀의 기소 압박이 거세지자 수사심의위로부터 불기소 결정을 받아내 정세를 뒤집겠다는 이 지검장의 승부수'라는 비교적 단순한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수사심의위의 결정은 권고의 효력만 가지고 있어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는 없지만 불기소 경정을 수사팀이 뒤집는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해석은 이 지검장의 입장 발표 직후 법무부가 그동안 공전되던 차기 검찰총장후보 추천위를 오는 29일 개최하겠다고 밝히면서 더욱 복잡해졌다. 지난 달 4일 윤석열 전 총장이 전격 사퇴한 이후 한 달이 훨씬 넘도록 법무부는 총장 후보 추천위를 가동하지 않았다. 4·7 재보선이 끝나고 2주의 시간이 흘러도 추천위가 가동되지 않자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좀처럼 추천위 개최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전날 "검찰총장 인선 구도에 영향 미치는 여러 현상 있다"며 최근 상황에 불만을 나타내자 이같은 해석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법무부의 29일 총장 추천위 개최 발표가 나오자 이 지검장의 수사심의위 목적이 '불기소 권고'를 받아내는 것보다 수원지검의 자신에 대한 기소를 늦추기 위한 '시간벌기'에 맞춰져 있을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수사심의위는 법조계 뿐 아니라 언론계,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심의위원을 선정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해당 사건을 수사심의위에 부의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부터 시작해 심의위원 선정까지 거친다면 아무리 짧아도 2~3주의 시간은 필요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통상 수사팀이 수사심의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던 '관례'를 감안하면 29일 전까지 수원지검이 이 지검장을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황진환 기자
수원고검이 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직접 요구한 것은 이런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직접 요구했다는 것은 해당 사건을 심의위에 올릴지 굳이 판단할 필요 없이 곧바로 수사심의위를 소집해달라는 뜻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심의위 개최를 요청한 것이다. 이 지검장이 수사심의위로 총장 후보추천위 개최까지 기소가 이뤄지는 것을 막으려 하자 검찰은 후보추천위 개최 전에 심의위를 열고 기소 여부를 판단받겠다며 역공에 나선 셈이다.

이렇게 되면서 법조계 시선은 자연스럽게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 차장)의 결정에 쏠리게 됐다. 조 직무대리가 수원고검의 내심대로 심사위원회를 총장후보추천위 전에 연다면 이 지검장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수사심의위에서 만약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결정을 권고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반면 조 직무대리가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면서 총장후보추천위 이후 심의위를 열게 한다면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이 지검장이 차기 총장후보로 추천되거나 차기 총장으로 선임된다면 수원지검의 수사 동력은 그만큼 약화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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