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효과' 러시아 백신 세계 60개국 승인,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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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등 동유럽·중앙아·동남아 국가가 사용중
독일·오스트리아·프랑스도 도입 검토
문제는 '안전성'…부작용 잇따른 아스트라제네카와 동일방식
러시아 자체 접종률도 7%로 저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의 '백신 쇄국정책'과 일부 백신의 부작용으로 국내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부족해지자 러시아산 백신 도입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참모들에게 러시아산 백신 '스푸트니크V'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이날 스푸트니크 도입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청와대에 요청했다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송영길 의원도 최근 방송에 출연해 '스푸트니크V 등 '플랜B'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푸트니크V'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데이터가 미흡하다며 불신하고 있어 러시아산 백신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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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난해 러시아 국립 전염병 연구소인 '가말레야 연구소'가 개발했다. 지난해 8월 러시아 정부가 정식 허가를 내주면서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임상시험도 제대로 끝나지 않아 관련 데이터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여서 많은 나라들이 러시아 정부의 허가를 '자가 발전' 정도로 치부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임상3상 결과가 세계적 의학 전문지인 '랜싯'에 실리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2만여명의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3상 시험을 한 결과 효능이 91.6%로 나왔다는 것. 이 정도면 영국이 개발해 각국이 접종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을 뛰어넘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맞먹는 수치였다.

연합뉴스
최근 가말레야 연구소가 공개한 수치는 더욱 높아져 97.6%까지 도달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백신을 1차 접종한 러시아 국민 380만명을 조사한 결과라는 것.

러시아가 공개한 데이터만 놓고 보면 효능은 미국과 유럽이 개발한 백신과 나란히 견줄 수준이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백신 관련 데이터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거나 데이터 처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근에는 백신을 접종한 러시아 국민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제보가 공개돼 이같은 의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푸트니크V는 세계 60개국이 사용 승인을 내줬다.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나라에서 승인을 받은 셈이다. 승인을 넘어 스푸트니크V 백신을 실제로 접종한 나라는 현재까지 25개국이다. 헝가리, 멕시코, 세르비아, 시리아, 베네주엘라, 알제리, 아르헨티나, 벨라루스 등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중남미, 동남아 및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이다. 이 가운데 9개 나라는 스푸트니크V 백신만 접종했다.

미국과 서유럽, 동북아시아 등 선진국가들은 대부분 스푸트니크V 승인과 도입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스푸트니크V로 국민 접종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전국민의 7% 정도 밖에 접종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선진국은 물론 러시아 자국에서조차 이처럼 스푸트니크V가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역시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유럽의 경우 지난해에는 효능에 대한 의구심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효능 보다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유럽의약품청(EMA)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스푸트니크V를 자랑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조차 지난달 말에서야 뒤늦게 백신을 접종하고, 그것도 비공개로 접종한 것이 알려지면서 러시아 내 의구심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 스푸트니크V가 최근 잇따라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나 미국의 얀센 백신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져 안전성 논란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 이들 백신은 사람에게 친숙해 면역이 된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일부를 실어 인체에 주입하는 '바이러스 벡터(전달체)'방식이다. 반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의 메신저RNA를 인지질로 감싸 인체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서 최근 혈전이 생기는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장요한 안동대 생명백신공학과 교수는 "최근 혈전 부작용이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의 백신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으로 미뤄 항원이나 첨가제 문제가 아닌 백신 플랫폼 (개발 방식)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의 백신이 처음은 아니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라며 "전달체가 세포를 감염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닐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백신 접종 모습. 연합뉴스
스푸트니크V 백신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또다른 이유에는 공급 부족도 있다. 같은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이라도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은 1가지 바이러스만 전달체로 사용하지만 스푸트니크V 백신은 1차 접종 백신과 2차 접종 백신에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사용한다. 같은 스푸트니크V 백신이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1,2차 백신은 서로 다른 백신인 셈이다. 결국 2가지 바이러스를 사용하면서 생산 공정도 그만큼 까다롭게 되고, 이는 결국 공급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바이러스를 한가지만 쓰는 '스푸트니크 라이트' 버전도 개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고, 한국 업체들과도 위탁생산 계약을 맺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도 백신 공급이 부족해지다 보니 스푸트니크V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유럽의약품청이 EU 내 사용을 위한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빠르면 6월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는 EMA 승인과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승인해 이미 접종을 하고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체코 등은 EMA 승인이 나오면 스푸트니크V를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프랑스는 러시아와 스푸트니크V 구매 협상중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MA 승인 여부에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도입 백신에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안전성과 효능만 검증된 백신이라면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민 수용도'를 감안할 때 러시아산 백신의 국내 도입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조차 '쓰레기'로 치부하는 감정이 있는 상황에서 신뢰성 낮은 중국산이나 러시아산 백신을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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