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면엔]NFT 비트코인 이을 새 투자처될까, 일시적인 광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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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 원본, NFT로 변환 뒤 진품 불태워…원본은 1억, NFT 작품은 '4억에 낙찰'
가상과 실재의 '전도'…저작권 보호한다면서, 원작자 아닌 소장자 이윤 창출
NFT, 비트코인 이을 새 투자처? 암호화폐 추종자들의 욕망 자극 가치 "이는 광기"
투기 성향 '거품' 우려…"2017년 비트코인 초기 열풍과 비슷" 지적도

디지털 야구 카드를 NFT 경매로 판매한 워커. 연합뉴스

 

e면엔
①785억원짜리 JPG 파일 한 장을 보고 계십니다
②루이뷔통이 왜 롤에서 나와?…NFT 열풍, 메타버스에 있다
③NFT 비트코인 이을 새 투자처될까, 일시적인 광풍일까
(계속)

NFT 열풍을 타고 새로운 예술 작품 거래 시대가 열렸습니다. NFT는 대체 불가 토큰 ('Non Fungible Tokens’)의 약자로, 작품과 구매자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미술품을 디지털 자산으로 바꾸는 암호화 기술을 뜻합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4월 1일자 [e면엔]785억원짜리 JPG 파일 한 장을 보고 계십니다]

거래 기록이 자동 저장되고, 위·변조도 불가능하죠. 잊을만 하면 불거지는 미술품 위작 논란을 피할 수 있습니다. NFT는 작품당 하나, 혹은 작품 하나를 여러 개로 쪼갤 수 있어 수십억 원대 미술품을 몇만 원 단위로 분할 소장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해외 부동산 등도 NFT로 구매하기도 합니다[관련기사: CBS노컷뉴스 4월 2일자 [e면엔]루이뷔통이 왜 롤에서 나와?…NFT 열풍, 메타버스에 있다]

지난달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그림이 785억 원에 팔리는 등 NFT 기반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가상 화폐 미술 시장 데이터 분석 회사 크립토아트에 따르면, 지금껏 거래된 NFT 미술품은 약 10만 점, 2220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일각에서는 NFT가 비트코인을 이을 새로운 투자처라고 기대하기도 하지만 우려도 큽니다. NFT가 비트코인 등과 마찬가지로 투기성 높은 자산이며, 최근 열풍은 일시적 유행이라는 겁니다.

◇뱅크시 원본, NFT로 변환 뒤 진품 불태워…원본은 1억에 구매 NFT 작품 '4억에 낙찰'

지난달 4일 크리스티 경매에서 비플의 작품 경매 직전, 한 이벤트가 벌어졌습니다. 블록체인 회사 인젝티브프로토콜은 영국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의 '멍청이'(Morons)를 스캔해 NFT로 변환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경매에 내놓고 진짜 그림은 불태웠습니다.

진품은 약 9만 5천 달러 (약 1억 7천만 원)에 산 것입니다. '멍청이' NFT 는 경매에서 가상화폐 228.69이더 (ETH·약 4억 3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원본의 4배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디지털 진품이 실물 원본보다 비싼 아이러니가 벌어졌습니다.

뱅크시의 '멍청이'는 미술 경매장에 모인 구매자를 조롱·풍자하는 작품입니다. 이 그림에는 "이런 쓰레기를 사는 멍청이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이 이벤트는 유튜브 영상으로 생중계됐는데, 영상에서 블록체인 회사 관계자는 "실물과 디지털 아트가 함께 존재한다면 실물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실물을 없애고 이를 NFT 기술로 변경 불가능하게 하면 그것만이 유일무이한 진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상과 실재의 '전도'…저작권 보호한다면서, 원작자 아닌 소장자 이윤 창출 가능?

머스크 NFT 동영상 캡처

 

이처럼 고유 디지털 값을 지닌다는 이유로 거액에 거래되는 상황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미술품과는 달리 실물이 없는 디지털 콘텐츠인데 이렇게 비싼 가격에 사고 팔리는 게 과연 정상적이냐는 거죠.

또 NFT가 디지털 저작권을 보호한다지만, 이번 사례는 가상을 추켜세우려 진짜 원본은 파괴한 셈입니다. 예술품 NFT를 원작가가 아닌 소장자가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는가 하는 저작권 이슈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온라인에 개방된 NFT 미술품의 이미지 사용 등 저작권 문제가 아직 모호하고요. 영국 로이터 통신은 "큰돈이 유입되면서 가격 거품을 보이고 있다"며 "열풍이 가라앉으면 손실 위험이 크고 사기꾼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기 쉽다"고 지적했습니다.

◇NFT, 비트코인 이을 새 투자처? 암호화폐 추종자들의 욕망 자극 가치 "이는 광기"

연합뉴스

 

NFT의 높은 성장만큼, 논란과 투자 위험도 있다. 암호 화폐 자체의 가격 변동성이 크고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사이에는 여러 암호 화폐 스타트업의 무분별한 가상 화폐 공개(ICO)로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기도 했다.

디지털 수집품의 투자 가치 문제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년 전 화제가 됐던 가상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 열풍도 그때에 비해 지금은 대폭 사그라들었죠.

또 아무리 본인이 디지털 콘텐츠의 작품성을 높이 평가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도 그 가치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가지게 될 것이냔 의문도 듭니다. 디지털 콘텐츠이기 때문에 여전히 누구나 복제 및 재생이 가능하다는 태생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또 디지털 아트는 콘텐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전시 수단(매체)입니다. 아무리 디지털 원본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그 콘텐츠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매체가 없으면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핵심은 '카피 앤 페이스트(Copy and Paste)'가 기본인 복제 천국 디지털 세상에서 '오리지널리티'를 보장하는 기술이 등장하고 그것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는 것입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재현 교수는 "무한히 복제되던, 그래서 복사의 대명사 같은 한낱 JPG 파일이 유일무이한 작품이 됐다"면서 "문제는 기술적 아우라라고 주장하는 그 무엇이 물질적으로 전환되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판매상, 기술자, 비평가가 손잡고 가상화폐 추종자들의 욕망을 자극해 기술적 아우라의 값으로 수백억 원을 달성한다"면서 "이는 광기"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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