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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빚투하지만…위기일수록 돈 있는 사람이 돈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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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에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폭 100조 넘어 역대 최고 기록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에 영끌·빚투하기 위해 레버리지 한껏 늘려
"자산시장 급등할수록 빈부격차 더 커지고 위험요인은 늘어"
코로나19 사태 진정되는 하반기에는 금리 오르며 흐름 바뀔 수도

연합뉴스

 

NOCUTBIZ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대출이 1년 새 100조 원 넘게 늘어난 가운데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에 자금이 쏠리면서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0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 8천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년과 비교하면 100조 5천억원이나 증가해서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가계 대출이 급증한 원인은 역시 코로나19의 부작용이다. 우선 경기상황이 악화되면서 은행에서 생활·사업자금을 급히 융통한 이들이 늘어났음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급격히 위축된 실물시장와 반대로 자산시장이 시중에 풀린 자금까지 흡수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하자 '투자 막차'를 놓칠 수 없다는 위기감에 대출 수요도 늘어났다.

한국은행 윤옥자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늘어났다"며 "공모주 청약대금 등 주식 매수 자금 수요도 복합적으로 작년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자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각종 지원금 등 확장 재정에 돌입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반적인 민간소비에 돈을 쓸 수 없자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자산시장에 몰렸다.

연합뉴스

 

이에 따른 자산 시장 상승세에 편승하기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집사기,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가 성행한 것이다.

더구나 이미 4년 넘게 꾸준히 오르던 부동산 시장을 필두로 급격히 치솟는 자산소득의 상승세를 보면서 '저축만 해서는 답이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2019년 귀속 종합소득 1천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업소득과 이자·배당·연금·기타소득을 합친 종합소득은 전년보다 9.5% 증가했지만, 근로소득은 5.9% 증가에 그쳤다.

문제는 이처럼 자산 시장이 부풀어 오를수록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이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연세대학교 성태윤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가계 부채가 급등한 원인인 소득 감소는 저소득층에 타격이 집중됐다"며 "이런 가운데 자산 시장이 급등하면 이미 자산을 가진 사람은 투자하기 용이해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양극화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이 괴리된 가운데 이 상황에 편승하기 위해 소득이 많지 않은데도 대규모 레버리지를 이용해 투자에 나서면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소득 불평등 문제가 금융시장 불안정성과 연결되면 경제 전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서울대학교 김소영 경제학과 교수는 "자산 양극화가 심화됐지만, 자산은 오랜 기간 축적되는 성격이 있어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며 "예를 들어 지원금이나 복지제도 등을 통해 저소득층의 수입을 보조해도 어차피 소비로 소진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 시장의 상승세는 2018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작됐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며 "근본적으로 계층 간 이동이 가능하도록 역동적인 경제, 사회 시스템으로 바꿔야 하는데, 비교적 생산성이 떨어지는 공공 부문을 중요시하는 현재 흐름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성대학교 김상봉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며 "벌써 시중금리는 오르고 있다. 미국도 장기채 10년물 금리가 1%를 넘었다"며 자산시장의 오름세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한국도 마이너스 성장을 했기 때문에 올해 2% 중후반 수준으로 성장하면 물가도 함께 오를 텐데, 이 경우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계속 내놓을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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