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시개]"경비원 목숨 10개쯤 되나"…'태풍 순찰'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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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이 태풍 마이삭 당시 입주민으로부터 순찰을 강요받는 등 갑질을 당했다고 털어놔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15일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당시 아파트 경비원들이 부당한 처우를 당한 내용이 담긴 두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첫 번째 사진은 경비원 A씨가 작성한 공문이다. A씨는 "태풍으로 인해 숨 쉴 틈도 없이 온몸을 파스로 도배를 하고 일을 하는데 정말 기가 차는 말을 들었다"며 입주민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나열했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3시에 경비가 비바람 치는데 전등 들고 안돌아다닌다', '차 빼라는 방송도 안한다', '6시가 되니 이제서야 돌아다닌다', '옥상에 물 퍼내는 작업 중인데 낙엽을 치우지도 않고 도대체 뭐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A씨는 "3일 새벽 안전이 우선이니 절대 나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대기하다가 6시쯤 순찰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어 "경비원 목숨은 10개쯤 된답니까? 태풍이 경비원 따위는 피해간답니까? 저도 한 집의 가장이고 소중한 목숨입니다"라며 "바람 불어 지붕이 떨어지는 데 저희들이 나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주길 당부하기도 했다. A씨는 "경비원들도 입주민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명령이나 무시가 아닌 존중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입주민 민원 심각"…경비원 전원 사퇴 통보

또다른 아파트 역시 입주민의 무리한 요구에 경비원들이 전원 사퇴하겠다고 나서는 사태로 이어졌다.

A씨의 사연과 함께 올라온 두 번째 사진은 지난 10일 붙은 아파트 공지문이다. 해당 공지문에는 "'마이삭' 태풍으로 인한 입주민 민원이 심각해 긴급회의 결과 전원 사퇴하고자 한다. 입주민께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주길 바란다"라고 담겼다.

공지문은 또 '입주민이 베란다 유리 파손을 당장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관리소에 찾아와 직원들 앞에서 욕설 및 폭언과 함께 소장을 그만두라고 엄포하며 아파트에 불을 지르겠다는 언행을 보였다'고도 전했다.

관리소는 태풍으로 위급한 상황임에도 수시로 내소해 청소 미비를 지적하는 등 한 입주민의 계속된 민원으로 인해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까지 번졌다는 설명도 담겼다.

부당한 처사를 당했지만 현재 관리사무소측은 일단 사퇴를 보류하고 태풍 피해 복구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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