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사진=연합뉴스)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에 대한 신규 투자를 검토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산업은행과 함께 쌍용차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하던 마힌드라가 신규 투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면서 쌍용차에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선 마힌드라가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한번 한국 정부를 압박해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마힌드라 "투자 불가…쌍용차, 대안 모색하라"5일,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인 '마힌드라 & 마힌드라'에 따르면 마힌드라 특별 이사회는 지난 3일,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1년부터 쌍용차의 대주주로 활동해왔다.
이날 마힌드라 특별 이사회는 "오랜 심의 끝에 이사회는 현재 현금 흐름과 예상 현금 흐름을 고려해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2300억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검토했지만 이사회가 이를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쌍용차 제공)
신규 투자 백지화를 결정한 마힌드라는 대신 쌍용차가 새로운 자금 마련 대안을 마련할 동안 최대 400억 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만 투입하기로 했다. 마힌드라 이사회는 "쌍용차가 대안을 모색하는 동안 사업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향후 3개월 간 최대 400억 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 철수인가, 韓정부 압박인가…마힌드라 속내는?
결국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신규 투자를 거부하면서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 새로운 자금 마련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쌍용차는 지난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소형 SUV 티볼리를 내놓으면서 9년 만인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상승세를 탔지만 이후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쌍용자동차는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 제조사 '마힌드라&마힌드라'와 G4 렉스턴의 현지 조립생산 계약을 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3월 30일 서울모터쇼에서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와 마힌드라 총괄회장(왼쪽)이 이날 최초 공개한 G4 렉스턴 옆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연속 적자를 이어간 쌍용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2819억 원에 달했고 자본잠식률도 46.2%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단기 차입금은 2541억 원이며 장기 차입금은 1587억 원에 달한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개발한 코란도가 판매 부진에 시달렸고 여기에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까지 닥치며 경영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한편, 마힌드라 특별이사회의 '투자 백지화'라는 초강수 카드에 대해 일부에선 '한국 정부를 압박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16일, 한국을 찾은 파완 쿠마 고엔카 쌍용차 이사회 의장 겸 마힌드라 사장은 산업은행 관계자를 만나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그는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2022년까지 쌍용차 흑자 전환'을 목표로 내걸고 정부 지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선제적인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 정부의 선행 투자를 거절한 상황이다.
다만, 이와 반대로 경영 상황이 어려워진 마힌드라가 실제로 쌍용차에 손을 떼려는 것이란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마힌드라는 지난 3월 인도에서 판매량이 88% 급감하는 등 자동차 부문의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