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부장이 "중국 정부는 한 번도 중국의 대기오염이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대해 부인한 적이 없다"며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양국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명래 환경장관은 미세먼지를 함께 줄일 방법을 찾자고 리 부장에게 제안했다.
리 부장은 26일 오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 "중국의 대기오염이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대해 부인한 적이 없다"며 "다만 지역과 범위 정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한중 양국이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듯한 분위기를 의식한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양국 환경부 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미세먼지 저감과 맑은 대기를 회복하기 위한 양국 공조를 특히 강조했다.
조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양국의 환경협력에 대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하고 "양국 국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동북아 호흡 공동체'를 모범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장관은 회담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의 미세먼지 상황, 특히 국외발 미세먼지 현황을 설명하고 양국이 함께 미세먼지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초점을 두고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리 부장도 "환경협력은 한중 양자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로 양국 정상이 매우 중시하고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환경부 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대기오염 조기 경보체계 구축을 위해 양국이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베이징에 설립된 한중 환경협력센터의 역할을 강화하는 운영규정 등을 담은 문건에 서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양국 장관들은 대기 오염 문제가 정치의 문제가 아닌 과학의 문제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 했다"며 "우리 연구 프로젝트에 중국 학자들을 초청하고 중국 연구에 우리가 참여하는 방안을 깊이 고민해야할 때"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에 비해 한국의 대기오염 물질 저감이 저조하다고 지적하는데 대해 2018년 한 해 동안 한국도 오염물질이 8% 저감됐다는 결과를 자료를 통해 중국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