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은 르노 그룹 모조스 부회장
최근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에 대해 르노그룹 부사장이 직접 부산공장을 찾아 "파업으론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 밝혔다.
르노그룹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21일, 르노삼성 자동차 부산공장을 찾아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모조스 부회장은 "우리의 일자리는 파업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였을 때 지킬 수 있는 것"이라며 노사 갈등 해결을 촉구했다. 기본급 인상 등을 이유로 144시간의 부분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부산공장에 대한 사실상의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모조스 부회장은 전날 부산공장 내 조립과 차체, 도장, 파워트레인 등 각 공장의 세부공정별 현장 책임자 및 중간 관리자들과의 간담회를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특히 2018년 임단협 교섭 지연과 부분 파업 등 노사 갈등 부분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모조스 부회장은 "이번 방문의 목적은 부산공장의 현재와 미래 상황에 대해 재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많은 정보 중 어떤 것이 진실인지 혼란을 겪고 있는 부산공장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시장의 현실 및 부산공장의 경쟁력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비용은 이미 르노 그룹 내 공장 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부산공장은 생산비용은 높지만 생산성 또한 높았기에 유지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여기서 생산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 및 생산 물량 배정 경쟁에서 부산공장은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현재 르노 그룹 내 닛산자동차의 소형 SUV 로그를 위탁 생산하고 있지만 올해 9월 계약이 종료된다. 추가 물량을 배정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르노 그룹은 앞서서도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을 거론하며 로그 위탁 생산 물량을 다른 공장에 넘길 수 있다고 압박했다. 모조스 부회장의 전날 발언도 이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자동차의 미래는 르노삼성자동차 임직원들에게 달려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르노삼성 협상 당사자들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결론짓고 조속한 공장 정상화로 르노삼성과 르노그룹, 부산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인상 등의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16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르노삼성의 절대 임금 수준이 2017년 기준 현대차 임금 9200만 원의 85%에 불과하고 부산공장은 생산성도 매우 높아 임금 인상 여력이 있다"며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