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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풀리자 냉큼 웃통 벗고 뛰는 '상탈족', 법적 처벌 되나요?[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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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섭의 페이스메이커, 러닝의 모든 것

'러닝 인구 1천만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체 인구의 약 20%가 전국 각지를 두발로 누비고 있습니다. 기자가 직접 달리며 러닝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겠습니다. 독자들과 속도를 맞추며 함께 뛰겠습니다.

페이스메이커 코너 속의 코너, [런문철] ①
"상의 탈의하고 러닝하는 사람들 법으로 제재 못 하나요?"
현직 변호사의 진단은…

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이미지
"굳이?" VS "법적으로 문제 있나?"

러닝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강추위가 누그러지고 기온이 오르자 전국 곳곳에서 마라톤 대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대회 참가 여부와 관계없이 일상 속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해마다 반복되는 '그 논쟁'이 또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바로 윗옷을 벗고 달리는 이른바 '상탈 러닝'을 둘러싼 갈등입니다.

"별로 신경 안 쓰여" VS "신경 안 쓰려고 해도…"


SNS 캡처SNS 캡처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상탈족'을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날이 따뜻해지니 상탈족이 다시 출현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대회에서 상의 탈의 좀 하지 말라" "왜 하는 건지 모르겠다. 맨살에 배번표를 부착할 것 아니면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논쟁은 러닝 붐이 일면서 함께 시작됐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달리는 사람들이 늘었고, 그만큼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위도 증가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일부 지자체가 러너들에게 상의 탈의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러너들이 자주 찾는 서울 여의도공원과 석촌호수 등에는 '윗옷 벗기 금지' 내용이 담긴 안내문이 등장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경복궁 앞에서 상의를 벗은 채 러닝을 하던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당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물론 광화문 앞에서 러닝이야 할 수 있지만 공공장소에서 기본적인 예절은 지켜야만 한다""이는 분명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2023년에는 한 래퍼가 지방에서 상의 탈의한 채 러닝을 하다 이를 제지하던 경찰과 언쟁이 붙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과다 노출로 단속될 수 있다"고 주의를 줬는데, 래퍼는 "날 좋아서 웃통을 벗을 수도 있지 여기가 북한이냐"고 반박해 논쟁을 키웠습니다.

20대 여성 직장인 러너 김령희씨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상의를 벗고 달리는 러너들을 보면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습니다. 김령희씨는 "몇몇 남성 러너들이 윗옷을 벗고 달리면 아무래도 시선을 두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물론 일부 여성 러너들의 부담스러운 노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경을 안 쓰려고는 해도…"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광화문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달리기를 하는 외국인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서경덕 교수 제공서울 광화문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달리기를 하는 외국인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서경덕 교수 제공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여성 직장인 러너 박모씨는 CBS노컷뉴스에 "제가 자주 뛰는 반포종합운동장에서는 상의 탈의를 금지해요. 이 외에도 야외 여러 장소에서 제재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딱히 신경 안 쓰인다", "날이 더우면 이해가 갈 때도 있다" 등 상의 탈의 러닝을 옹호하는 의견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명 방송인들도 이와 관련한 의견을 낸 바 있습니다. 하하는 작년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몸 좋으신 건 알겠는데 웃통 까는 건 아니다"라며 "위에 입을 티셔츠를 한 장쯤 더 가지고 다니시라.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배우 진태현씨는 "'괜찮다'는 입장과 '꼭 벗어야겠냐'는 두 가지 의견이 있는데, 양쪽 모두 이해한다"면서도 "상탈하는 분들이 노력해야 한다. 항상 마른 여벌의 싱글렛을 들고 다녀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경범죄처벌법상 불법 아냐…장소 등 따라 다른 법률 위반 검토될 수도



그렇다면 법적으로는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상의 탈의 러닝 자체를 처벌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상의를 벗는 행위를 불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공공장소에서 상의 탈의를 둔 문제는 헌법재판소 판단까지 받은 적이 있습니다. 2015년 한 남성이 공원에서 상의를 벗고 일광욕을 하다 범칙금 5만 원을 부과받은 사례가 있는데, 2016년 헌재는 조항이 불명확하다며 위헌 판단을 내렸습니다.

당시 경범죄처벌법 '과다 노출' 조항은 처벌 대상을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헌재는 '가려야 할 곳'의 범위가 모호하다며 불명확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조항이 개정됐는데요. 처벌 대상이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 부위'로 보다 구체화됐고,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라는 문구도 추가됐습니다. 이를 근거로 상의 탈의만으로는 공연음란이나 경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동훈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현행 경범죄처벌법 등 관련 법률에 비춰보면, 단순히 상의를 탈의한 채 달렸다는 사정만으로 그 행위 자체를 곧바로 처벌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 경위, 주변에 미친 영향 등에 따라 다른 법률 위반 여부는 별도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주장에 대해서는 "헌법상 기본권이라 할지라도 사회 질서 유지, 공공 복리를 방해하는 경우에는 법률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공개된 장소에서 상의를 탈의하는 것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사회질서를 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국가는 이를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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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탈 러닝 논쟁은 법의 문제에 앞서 '공공장소에서 배려와 기준'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자유롭게 달릴 권리와 타인의 불쾌감 사이에서 허용 가능한 선을 사회적으로 합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논쟁은 올봄과 여름 내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과연 '상탈 러닝'은 개인의 자유일까요, 아니면 공공장소에서 자제해야 할 행동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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