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은 왜 이렇게 우습지?"
"원래 러닝머신이 더 힘든 건가요?"연일 이어지는 영하권 날씨에도 야외를 달리는 러너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면 '러닝머신을 뛰지 않는 이유'는 제각각이었습니다. '실내의 답답함'을 꼽는 러너가 가장 많았고, '운동이 안 되는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있는가 하면 '더 힘들어서'라는 대답도 있었습니다. 또 '리듬이 안 맞아서', '부상이 걱정돼서' 등도 말합니다.
러닝머신은 야외 러닝에 비해 어느 정도 운동 효과가 있을까요? 또 어떻게 뛰어야 최대한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까요?
최근 '페이스메이커'는 건강운동관리사 권민상 트레이너를 만나 러닝머신을 직접 뛰며 그 효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권 트레이너는 현재 건강운동관리사로 활동 중이며 과거에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코레일사이클단의 구단 의무 지원 트레이너로서 선수들의 운동 수행 방법을 지도·관리한 바 있습니다.
러닝머신, 야외 러닝만큼 효과?…"변수 크다, 차이 있을 수밖에"
연합뉴스가장 궁금한 점은 '러닝머신을 뛰었을 때 야외 러닝보다 운동 효과가 떨어지는가'였습니다.
권 트레이너는 "둘의 차이가 없다고 하는 논문도 일부 있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달리는 것과 러닝머신을 뛰는 게 효과가 같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편의성과 접근성 등을 고려하면 러닝머신을 뛰는 것은 좋은 선택입니다"라고 우선 답했습니다.
하지만 러닝머신을 뛸 때와 야외 러닝을 할 때 몸의 움직임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변수가 많다고 봐요. 러닝머신은 환경이 고정돼 있는 상태에서 레일이 앞으로 움직여 주기 때문에, 밖에서 뛸 때 앞쪽으로 추진해서 뛰는 기전과는 메커니즘이 다릅니다. 러닝머신은 똑같은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밖에서 뛸 때는 바람, 지형, 환경이 계속 바뀌죠. 레일이 앞으로 와서 뛰는 것과 직접 몸을 앞으로 추진해서 뛰는 것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밖에서 뛰는 게 운동 효과가 더 클 것이라 봅니다."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도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장동선의 궁금한 뇌'에서 비슷한 설명을 한 적 있습니다. 야외 러닝 시에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러닝머신을 뛸 때는 발바닥 접촉면이 일정합니다. 움직이는 속도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반면 야외 러닝은 땅마다 기울기도 다르고, 피해야 할 구멍들도 있고, 뛰면서 균형을 잡기 위해 뇌와 근육의 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됩니다.""러닝머신은 지루해요"…햇살 받으며 뛰면 '각성 효과' 있다
역주를 펼친 KBSN 김재형 아나운서. 김 아나운서 제공대다수 야외 러너는 러닝머신을 피하는 이유로 "재미없어서"라고 답했습니다. 러닝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지겨워서 10분도 힘들다", "영상을 보면서 해도 지루하다", "야외에서는 2~3시간도 뛰는데 러닝머신은 금방 끝내고 싶어진다" 등의 부정적 반응이 많습니다.
10km를 44분대에 주파하는 발군의 러닝 실력을 지닌 KBSN 김재형 아나운서 역시 '페이스메이커'와 인터뷰에서 "야외 러닝을 하면 다양한 풍경을 보며 뛰니까 걱정, 고민 등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러닝머신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루하고 금방 질리더라고요. 러닝머신에서 운동하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기자도 기사 작성을 위해 지난 일주일간 야외 러닝을 멈추고 러닝머신을 달렸습니다. 야외 러닝을 할 때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뛰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러닝머신 위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두 K-POP 걸그룹 aespa(에스파)·NMIXX(엔믹스)의 신나는 음악이 없었다면, 정해둔 거리를 채우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대 의대 재활의학과 정세희 교수는 작년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러닝머신도 중강도 운동에 좋냐'는 질문에 "그렇죠. 거의 운동 효과는 같아요"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달리기라는 것은 칼로리를 얼마나 소모하고 심장을 얼마나 뛰게 하고 이런 효과뿐 아니라, 달리는 행위를 통해서 얻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것들은 야외 러닝을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장 박사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날씨 좋은 날에 뛰면서 햇살을 맞으면 일종의 각성 효과가 있습니다. 하루를 더 맑고 활기찬 상태로 만드는 데는 야외 달리기가 효과가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러닝머신 운동도 훌륭…"회복 러닝 용도로 강력 추천"
연합뉴스다만 러닝머신을 통한 운동도 좋은 선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특히 권 트레이너는 '회복을 위한 러닝'이 필요할 때 러닝머신 사용을 추천합니다.
"회복 트레이닝 용도라면 야외 러닝보다 추천합니다. (이미 야외 러닝을 한 후) 몸에 무리가 있는 상태에서는 혈류량, 근육의 과부하 등이 올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컨디션이 확 떨어지면 몸에 좋지 않습니다. 몸을 정상 상태로 돌려야 하는 상태, 즉 정리 운동이나 회복 운동 개념으로 유산소를 하는 건 생리학적으로 중요합니다. 회복 용도로 러닝머신을 뛸 때는 낼 수 있는 최고 강도에서 한 50% 정도로 해주면 제일 좋습니다. 회복에 많이 도움이 될 겁니다."러닝머신의 효과는 개인마다 다르게 볼 수 있다고도 합니다.
"각자에게 맞게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뛰고 나서 허리 아프신 분들은 경사를 올리시고 뛰는 게 좋습니다. 경사를 올리면 앞쪽 허벅지를 더 위로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경사를 극복하기 위한 몸 동작이 나오게 됩니다. 달리기는 원초적인 움직임입니다. 속도나 환경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조절하게 됩니다."
정 교수 역시 해당 방송에서
"러닝머신은 굉장히 좋은 운동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밖에서는 아스팔트 위를 달려야 하는데, 아스팔트보다 훨씬 충격 흡수를 많이 해줍니다. 달리기할 때 무릎 걱정을 하는 분들이 상당합니다. 무릎이 덜 아프고 싶다는 분들에게는 러닝머신을 추천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결국 러닝머신이든 야외 러닝이든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몸 상태와 목적에 맞게, 자신만의 페이스로 꾸준히 달리는 것. 그 자체가 답입니다.
이 기사는 기자가 직접 러닝머신을 달리며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