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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13℃에도 뛴다…러너 홀리는 '비닐하우스 트랙', 직접 달려보니[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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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섭의 페이스메이커, 러닝의 모든 것

'러닝 인구 1천만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체 인구의 약 20%가 전국 각지를 두발로 누비고 있습니다. 기자가 직접 달리며 러닝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겠습니다. 독자들과 속도를 맞추며 함께 뛰겠습니다.

외부와 온도 차이는 약 10℃…'비닐 효과' 확실
찬 바람 걱정? 전혀 없다…러너에게는 최상의 환경
시민들도, 운동선수들도 "완전 땡큐"…'운영 기간 늘려주면 안 돼요?'
뛰지는 않고 사진 찍는 러닝크루?…장거리 러너에게는 부적합할 수도

'비닐 트랙' 내부 모습. 1·2레인은 엘리트 선수 전용, 3·4레인은 달리기 전용, 5·6레인은 걷기 전용이다. 이우섭 기자'비닐 트랙' 내부 모습. 1·2레인은 엘리트 선수 전용, 3·4레인은 달리기 전용, 5·6레인은 걷기 전용이다. 이우섭 기자
"러너 입장에서는 완전 땡큐죠, 땡큐!" (비닐하우스 트랙을 달리는 '러닝 고수' 김진규씨)

지난 8일 오전 8시 경기도 의정부시 기온은 영하 10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스마트폰 날씨 ​어플리케이션 기준으로 체감 온도는 영하 13도에 달했습니다. 기상청이 전날 밤 한파주의보를 내릴 정도로 추운 날씨였죠.

하지만 녹양동에 위치한 의정부종합운동장만큼은 러너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트랙에 설치된 '비닐하우스' 덕분인데요. 러너들은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명 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날 의정부 시민들은 물론이고 인근 대학교 야구부 선수들, 타 지역 엘리트 육상 선수들까지 운동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기자가 직접 트랙 38바퀴(15.83km)를 달리며 '비닐하우스 트랙(이하 비닐 트랙)'을 체험해 봤습니다.

외부와 온도 차이는 약 10℃…'비닐 효과' 확실 


인근 학교 운동부 학생들이 롱패딩을 입고 몸을 풀고 있다.  이우섭 기자인근 학교 운동부 학생들이 롱패딩을 입고 몸을 풀고 있다. 이우섭 기자
비닐로 둘러싸이기는 했어도 트랙이 '따뜻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바람은 완벽하게 차단하지만, 한파주의보 날씨의 냉기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처음에는 반팔과 반바지만 입고 트랙 위에 섰습니다. 하지만 그럴 온도가 아니더군요. 곧장 탈의실로 향해 상의는 긴팔로 갈아입었고, 하의에는 레깅스를 더했습니다. 또 손에 장갑까지 착용하고 다시 트랙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비닐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4분 초중반대 페이스로 5바퀴 정도를 뛰니,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장갑부터 해제했습니다. 레깅스도 벗어 던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의정부시청 체육과에 물어보니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이는 컸습니다. 체육과 직원은 "온도는 10도 내외로 차이가 난다"고 알렸습니다. 이어 "오늘(8일) 같은 경우, 외부가 0도였을 때 내부가 8도 정도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찬 바람 걱정? 전혀 없다…러너에게는 최상의 환경


비닐 트랙을 직접 달리며 촬영한 영상. 바람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아 페이스를 조절하며 달리기가 쉽다.  이우섭 기자비닐 트랙을 직접 달리며 촬영한 영상. 바람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아 페이스를 조절하며 달리기가 쉽다. 이우섭 기자
약 5km를 달리자 몸이 완전하게 풀렸습니다. 동장군 기세에 딱딱하게 굳었던 발끝도 흐물흐물해졌습니다. 평균 페이스는 4분 13초, 심박수는 170BPM이 기록됐습니다.

더 속도를 낼 수 있겠다고 판단, 페이스를 올려봤습니다. 10km 기준 평균 페이스는 4분 05초, 심박수는 178BPM으로 책정됐습니다.

최종 거리 15.83km, 평균 페이스 4분 12초, 심박수 173BPM, 총시간 1시간 6분 36초로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바람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뛸 수 있다는 점은 페이스 조절에 크게 작용했습니다.

비닐 트랙에서 뛴 15.83km 기록(왼쪽)과 러닝머신에서 뛴 16km 기록(오른쪽) 비교. 이우섭 기자비닐 트랙에서 뛴 15.83km 기록(왼쪽)과 러닝머신에서 뛴 16km 기록(오른쪽) 비교. 이우섭 기자
기록 비교를 위해 이틀 전(6일) 러닝머신에서도 비슷한 거리를 뛰어뒀습니다. 평균 페이스 4분 10초, 총시간 1시간 6분 44초가 찍혔으니 비닐 트랙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페이스 조절을 하고 싶을 때 마음먹은 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비닐 트랙'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러너들도 이 부분을 언급합니다. 의정부 시민 A씨는 "매일 약 7km씩 뛴다. 의정부는 1월부터 상당히 추워지고 바람도 많이 분다. 그러나 비닐 트랙 덕분에 날씨가 추워져도, 찬 바람이 불어도 영향받지 않고 뛸 수 있어 매우 편하다"고 말했습니다.

시민들도, 운동선수들도 "완전 땡큐"…'운영 기간 늘려주면 안 돼요?'


시민들은 '비닐 트랙'의 여러 장점을 말합니다. 운영 기간을 늘리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10km 37분대, 하프 1시간 22분대, 풀코스 2시간 52분대 '러닝 고수' 김진규씨(56)는 "이런 시설물은 러너 입장에서 '완전 땡큐'"라며 활짝 미소를 지었습니다. 김씨는 "보통 뛰려면 중랑천까지 나가야 한다. 하지만 멀리 가지 않아도 자유롭게 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무척이나 좋다"며 "이점은 수없이 많다"고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A씨도 "인근에는 비닐 트랙이 포천, 파주 정도뿐이었다. 가까이에 생기니까 편하다"며 "2월 18일까지 운영하는 걸로 아는데, 조금 더 기간을 늘려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습니다.

'비닐 트랙'에서 만난 김진규씨. 풀코스(42.195km)를 16번이나 3시간 안에 완주한 실력자다. 이우섭 기자 '비닐 트랙'에서 만난 김진규씨. 풀코스(42.195km)를 16번이나 3시간 안에 완주한 실력자다. 이우섭 기자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되는 듯 보입니다.

비닐 트랙 안에서 훈련 중이던 육상 선수 B씨는 "지금까지 겨울에 훈련하기 힘들었다. 인근 지역으로 가서 훈련해야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반인 러너분들이 많이 오시니까 활기차고 보기 좋다. 육상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 힘이 난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인근 대학교 야구부원 C씨도 "훈련할 때 따뜻해서 좋다"고 전했습니다.

의정부도시공사 측은 "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 비닐 트랙을 설치하게 됐다. 몇 년 전부터 추진했었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체육과 직원 역시 "의정부가 경기 북부에서는 인구가 많은 도시다. 여러 러너분들이 이쪽에도 설치하면 좋겠다고 제안해 주셔서 추진하게 됐다"고 알렸습니다. 이어 "파주, 시흥, 당진, 안산 등에서 이미 운영 중이어서 벤치 마킹을 다니기도 했다"고 부연했습니다.

비닐하우스가 설치된 의정부종합운동장 전경. 의정부도시공사 제공비닐하우스가 설치된 의정부종합운동장 전경. 의정부도시공사 제공
다만 운영 기한 연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입니다. 체육과 직원은 "종합경기장 안쪽 축구 잔디 작업을 해야 한다. 잔디 보수 작업 일정을 맞추다 보니 기한을 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뛰지는 않고 사진 찍는 러닝크루?…장거리 러너에게는 부적합할 수도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우선 장거리 러너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트랙에서는 안전 문제로 인해 한 방향으로만 뛰어야 합니다. 트랙에서 장거리를 뛰다 보면 한쪽 무릎, 관절, 허리에 무리를 주게 됩니다. 이곳에도 시계 방향으로만 달리라는 문구가 안내문에 적혀 있었습니다.

'15.83km'라는 애매한 거리에서 멈춰 선 이유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당초 하프 거리(21km)를 뛸 생각이었으나, 무릎과 허리에 무리를 느꼈고 부상 방지 차원에서 레이스를 멈췄습니다.

육상 선수 B씨는 "저희도 한쪽으로 뛴 다음에는 반드시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그래야 균형이 잡힌다"고 말했습니다. 김진규씨는 "직선 주로에서는 빠르게 달리고, 곡선 주로에서는 속도를 좀 줄여야 한다"며 '러닝 고수' 다운 조언을 남겼습니다.

장거리 러너로서 느낀 점은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같은 풍경만 보며 오랜 시간을 달려야 하니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안전을 위해 트랙의 역방향으로 달리는 행위는 금지되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안전을 위해 트랙의 역방향으로 달리는 행위는 금지되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일부 러닝크루의 '비매너 행위'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시민 C씨는 "주말에 러닝크루 여러 명이 길을 막고 달리는 경우가 있었다. 안내문에 4인 이상 뛰지 말라고 쓰여 있는데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D씨는 "트랙에 서서 뛰지는 않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체육과 직원은 이에 대해 "이용자 수가 많이 늘어서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점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관리자는 상주하고 있다.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시민들의 불편함을 방지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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