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체류하던 한국인 23명이 3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무사히 대피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 제공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내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란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23명과 이스라엘에 체류 중이던 66명이 3일 육로를 통해 인접국으로 무사히 대피했다.
이란 교민 23명, 육로 통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탈출
이란에 체류하던 우리 국민 23명이 주이란대사관에서 임차한 버스 2대에 나눠타고 3일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무사히 대피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 제공외교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일 새벽 주이란대사관에서 임차한 버스 2대에 나눠 타 대사관 직원들의 인솔 하에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으로 출발했다. 중간 경유지에서 1박을 한 후 이날 오후 이란-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넘어 안전히 입국 수속을 마쳤다.
대피 인원은 주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에서 임차한 버스를 이용해 수도인 아시가바트로 이동 중이며 4일 중 한국이나 제3국으로 개별 출국할 예정이다. 이들 중에는 이란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도희 감독과 이란 프로축구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기제 선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송 작전은 긴박하게 진행됐다. 교민들을 태운 버스가 새벽에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미국과 이스라엘의 테헤란 공습이 있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김준표 주이란대사가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송 작전을) 살얼음을 걷듯 진행시켰다"고 전했다.
주이란대사관이 있는 수도 테헤란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국경까지는 약 1200km로, 차량으로 쉬지 않고 가면 약 16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다만 안개가 심하게 낀 날씨 탓에 이동 시간은 더욱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피 인원이 투르크메니스탄에 무사히 도착한 데에는 현지 대사관 직원들의 노고가 컸다. 공습을 피해 미리 대사관으로 피신한 교민들을 위해 관저에서 식사와 숙박을 제공하는 역할도 대사관 직원들이 맡았다. 대사관 직원들이 이동하는 이들을 위한 아침과 점심 식사를 직접 준비하기도 했다. 대피 당일이 이슬람 라마단 기간과 겹친 탓에 해가 뜬 시간에는 현지 식당들이 문을 닫기 때문이다.
이란에 남은 교민들은 50여명이다. 그중 대부분이 이란에서 가정을 꾸린 다문화가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자는 "정부는 출국을 권고하지만 이분들의 경우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끝까지 남아계시려 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교민 66명도 이집트로 무사 대피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우리 국민 66명이 이집트로 무사히 대피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 제공이스라엘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66명도 이집트에 무사 도착했다. 3일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출발한 이들은 주이스라엘대사관 직원들의 인솔 하에 정부가 지원한 임차버스로 이스라엘-이집트 국경검문소에 안전하게 도착해 입국 수속을 마쳤다.
이집트 국경에서 수도 카이로로 이동하는 여정도 주이집트대사관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에서 이집트 국경까지의 거리는 버스로 3~4시간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피로 이스라엘에 남은 우리 교민은 500여명이다.
바레인에서는 지난 2일 우리 국민 2명이 주바레인대사관에서 임차한 버스를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무사히 도착했다. 또 이라크에서도 같은 날 대사관 영사의 동행 하에 우리 국민 2명이 튀르키에에 도착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계속해서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지역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