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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할 지렛대 없는 당일치기…폼페이오 방북, 성과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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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0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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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는 거의 기정 사실화
제재완화 불가입장 못박은 가운데 '영변폐기 vs 종전선언' 교환 가능성 주목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6일 일본에 도착했다. 다음날 북한으로 향하기 전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을 잇달아 만나 북한 문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5월 국무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먼저 중간 기착지로 일본 요코다 공군기지를 들른 뒤 평양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전 일본 총리와 외무상을 모두 만난다는 점에서 북한 문제 접근법에 대한 미일 간 사전 조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북한 문제에 있어 줄곧 제재 이행을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비핵화 완료까지는 대북제재는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미일 양국이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도 최근 아베 신조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기류가 다소 바뀐 점을 감안할 때, 아베 총리나 다로 외상이 이날 대북 발언의 수위조절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폼페이오, 북한 움직일 지렛대 별로 없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한편, 미국 언론들은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큰 기대를 걸기 힘들다고 보는 분위기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움직일 지렛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MIT공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은 아주 적은 지렛대만 갖고 북한으로 간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고,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상황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자체는 이제 협상 카드로서 힘을 잃은 상태다.

폼페이오 장관도 5일(현지시간) 일본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인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북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의 대략적인 장소와 날짜가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장소와 날짜 문제가 거론될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 개최 자체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것을 폼페이오 장관 스스로 밝힌 셈이다.

그런가하면 북한에 핵 현황을 신고하도록 압박하는 전략은 이번에 한국에서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협상을 빠르게 진전시키기 위한 해법으로 북한의 핵 신고를 압박하는 대신 영변 핵시설의 검증된 폐기를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다.

◇ 제재유지 입장 확고...제재 완화 논의는 힘들 듯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 중단을 근거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완화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직접 중국과 러시아에서 우군 다지기에 나선 것도 부담이다.

최선희 부상은 지난 4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체류하는 동안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났고, 6일에는 북러 회담 및 북중러 3자 회담을 위해 베이징에서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 대오를 다지기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27일 유엔 안보리 장관급회의에서 "안보리가 적절한 시기에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조치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북한이 중요한 비핵화 조치를 하는 상황에서 제재 강화를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점진적인 군축 조치들에 따라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제재만큼은 비핵화 완성까지는 완화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최근까지 계속 고수해왔다. 그는 "대북 경제제재야말로 비핵화 역량을 제공하는 핵심 전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CBS노컷뉴스 특파원의 질의에 "북한이 제재완화 요구를 할 수 있겠지만 미국이 논의 대상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북한도 미국의 입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제재 완화가 이번 폼페이오 장관 방북의 중심 이슈는 아닐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 종전선언 논의 가능성에 주목

대북제재는 이미 못을 박았고, 2차 북미정상회담도 이미 날짜와 장소를 정하는 수순으로 넘어갔다. 북한에 핵 목록 신고도 강하게 압박할 수 없는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 주고받을 수 있는 카드는 매우 한정돼 있다.

게다가 이번 방북일정이 당일치기라는 시간적 제약까지 감안해야 한다. 결국 평양공동선언에서 발표된 영변 핵시설의 검증과 영구폐기,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로서 종전선언 정도가 이번에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최대한의 카드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다음날인 8일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이 포함된 점, 그리고 일본으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종국에는 중국도 평화협정에 서명하는 당사자'라고 발언한 점이 주목된다. 중국과 종전선언을 조율하기 위한 일정과 발언일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영변 핵시설 폐기와 검증 그리고 종전선언의 교환이 합의가 이뤄진다손 치더라도, 이것이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직후 곧바로 구체화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직후 서울과 베이징에서, 그리고 추후 워싱턴으로 돌아가 추가적인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북한과 모종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에도, 보다 구체적인 사항은 이번 방북에 동행하는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앞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할 북미간 실무협상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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