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애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4일 전날 문희상 국회의장이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판문점선언 비준'을 언급한 것에 대해 "한 나라의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과 균형 감각을 상실한 부적절한 연설"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야당 입장을 떠나서 국회의 일원으로 문 의장의 개회 연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전날 9월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문 의장을 향해 "아무리 더불어민주당 출신 의장이더라도 국회 본연의 책무는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데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며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장 역할을 하려면 뭐 하러 국회의장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수장이 어떻게 남북정상회담을 하는데 입법부인 국회의원이 (행사를) 수행하자고 할 수 있냐"며 "문 의장이 계속 여의도 출장소장의 면모를 보이면 한국당도 위중한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국당이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문 의장이 나서서 국회에 비준 처리를 압박한 것을 두고 중립성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문 의장은 개회사에서 "정기국회에서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를 다뤄주길 바란다"며 "무엇보다도 국민의 72%가 국회의 비준동의에 대해 압도적으로 지지하며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왜 이렇게 편파적이냐"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강력 반발했다. 문 의장의 연설이 끝난 후에도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쪽에서만 박수 소리가 나왔고,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측 의원석에서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