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단독] '승진 강의' 뛰어든 공무원 '겸직 허가'도 나 몰라라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서울시교육청은 수달 째 "사실 파악 중"…'제 식구 감싸기' 논란

(사진=자료사진)

 

서울시교육청 소속 일부 공무원들이 같은 공무원들을 상대로 승진을 위한 '무허가' 강의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강사로 나선 공무원들 중 상당수가 겸직 허가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수달 째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며 뚜렷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타강사'까지 생겼는데…일부는 '겸직 허가'도 안 받아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3년 반 동안, 서울시교육청 소속 5급 사무관들 일부가 같은 공무원들을 상대로 '승진 강의'를 펼쳤다. 교육청의 7개 노동조합 중 하나인 보수성향의 서울시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조는 이 같은 '5급 승진 대비 역량강화 연수반' 과정을 기획‧운영했다.

CBS노컷뉴스의 취재 결과 이 과정에서 일부 '스타 강사'가 된 이들은 한 달에 수십만 원에서 때로는 200만 원이 넘는 강의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관련기사 승진강의로 가외수입 챙긴 서울교육청 공무원들)

이에 공무원에게 금지된 '영리 업무'를 한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청 공무원은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영리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게 규정돼있다.

문제를 제기한 A 씨는 "공무원이 같은 공무원들을 상대로 '승진 강의'를 펼쳐 한 달에 수백만 원의 강의료를 받는다는 건 사회 통념상 영리적인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B 씨 역시 "승진 시험을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자체 프로그램도 생긴 상황에서 승진한 지 얼마 안 된 사무관들이 '과외로' 강의를 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내부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강사로 나섰던 공무원 C 씨는 "강의를 하는 게 모두 영리활동인 것은 아니"라며 본인의 입장을 "순수하게 후배를 가르치는 마음으로, '실비' 밖에 안 되는 돈을 받은 경우"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C 씨의 해명처럼 영리업무가 아니더라도, 공무원들이 업무 외 '계속적'인 활동을 하게 되면 소속 기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확인결과 다수의 강사 공무원들이 소속돼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청은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한 겸직 허가 신청서를 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또, 실제 강사로 나섰던 한 공무원의 소속 기관장 역시 "이 같은 활동에 대해 겸직 허가를 내준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 '팔은 안으로 굽는' 교육청?…수달 째 조치 없이 감감무소식

이처럼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학원' 여부, 영리성 등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지난해 9월 감사원으로부터 해당 문제를 이첩 받으며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교육부로부터 질의를 보낸 결과 해당 문제에 대해 '문제의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실질적인 조치는 아무 것도 취해지지 않았다. 교육청은 넉 달이 넘도록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학원법 위반 여부에 대해선 "평생학습관 등 서울시교육청 산하 기관을 장소 삼아 이뤄진 것은 위반 사항으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 외 장소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온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7월 해당 강의는 우선 중단됐지만 이마저도 교육청 차원의 공식적인 조치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나 회계 감사 등도 여전히 전무한 상태다. A 씨는 "감사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건 서울시교육청의 '조직 이기주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B 씨는 "감사를 진행하는 데 대해 내부적으로 서로 부담스럽게 느끼는 듯 하는 분위기"라면서도 "돈을 얼마를 받았든 유료 강의를 한 게 사실인 만큼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