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남북이 9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와 별도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함에 따라 2014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남북 군사당국간 회담이 곧 열릴 전망이다.
작년 7월 6일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한반도 군사분계선에서의 긴장 고조 완화를 위한 군사회담 필요성을 언급한지 6개월 만에 실제 회담 개최가 합의된 것으로 앞으로 회담이 진행되면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 군이 대치하고 있는 군사분계선(MDL)은 작년 11월 북한 병사의 JSA 귀순때 북한 추격조가 남한 쪽으로 수발의 총성을 가한데서 알 수 있듯이 군사적 긴장이 늘 팽배한 곳이다.
12월 21일에도 북한군 병사 1명이 중서부전선 최전방 초소(GP)로 귀순하면서 남북 군이 모두 경고사격과 대응사격으로 맞서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현재 정전협정은 군사분계선 2km 이내의 중화기 배치를 금하고 있으나 남북 모두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또 군사분계선 일대의 남북한 군은 교전수칙에 따라 거의 기계적으로 서로 대응해 우발적인 사건도 큰 충돌로 번질 위험이 상존한다.
남북이 사소한 우발적 충돌만으로도 순식간에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을 만큼 휴전선 일대에 세계사상 유례없는 중무장 병력을 집결시켜 놓은 상태로 60여 년을 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남북 군사당국 회담이 열린다면 최우선적으로 우발적 충돌을 제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끊겼던 군 통신선 가운데 서해 군 통신선은 개통이 된 상태다.
국방부에 따르면 2000년 9월 이후 남북은 모두 49번의 군사회담을 열었다. 군사회담은 주로 남북관계가 좋았던 2007년까지 철도·도로 연결과 임시도로 통행,비무장지대 안에서의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실무회담이 대부분이었다.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와 군사분계선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등은 장성급군사회담을 통해 논의되기도 했다.
마지막 회담은 고위급군사회담인 군사당국자접촉으로 2014년 10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당시 서해상 충돌과 대북전단 살포,상호 비방·중상 중단 등에 대한 남북이 각각 입장을 내놨으나 합의안이 도출된 것은 없었다.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군사회담은 끊겼다.
지난해에는 특히 북한이 사드(고도도미사일방어체계·THAAD)가 배치된 성주골프장까지 촬영한 소형무인기를 침투시킨 것으로 드러나 우리 군이 도발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회담이 열린다면 우리 군은 북측에 군사분계선 침범과 무인기의 대남 침투와 같은 긴장 유발 행위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우리 군이 2016년 초부터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에 맞서 가동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남한의 뉴스를 들려주고 북체제를 비판하는 확성기 방송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16년 5월,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남측에 보낸 인민무력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먼저 제의하기도 했지만 당시 우리 정부는 비핵화가 우선이라며 이를 거절한 바 있다.
남북 군 당국이 향후 본격화 될 회담을 통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적대행위 중지 등 실질적인 성과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