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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폐지'로 떼돈 번 코레일, SRT 뜨자 '울며 겨자 먹기'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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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적자 부담 승객에 떠넘기고 좋은 일자리는 없앴다… 공공성부터 확립해야"

수서발 고속철도 SRT (사진=자료사진)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불통 가격정책을 고수하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연말 수서발 고속철도(SRT) 개통을 앞두고 부랴부랴 뒤늦게 할인 경쟁에 나섰다.

코레일은 지난 10일, KTX 할인제도인 인터넷 특가(365할인)의 할인 폭을 다음날(11일) 출발하는 열차부터 기존 5∼20%에서 10∼30%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할인 정책은 KTX보다 평균 10%, 최대 14%까지 낮은 SRT 요금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요금 할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월 개통하는 SRT의 광명~부산 간 운임(5만 2600원)보다 KTX 운임을 1만 2200원 저렴한 4만 400원으로 책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할인 정책은 지난 3년여 동안 코레일이 고수했던 '기존 할인도 없애기' 태도와는 상반된다.

코레일은 2013년 5% 포인트 적립제도를 폐지하고, 3개월만 지나면 사용할 수 없게 되는 할인쿠폰제로 대체한 바 있다.

실제 코레일이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13년 동안 철도포인트의 연평균 사용액은 130억원, 사용률도 85.4%에 달했다.

하지만 2013년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최근 3년간 할인쿠폰 연평균 사용액은 47억원, 사용률은 39.4%에 불과했다.

또 2014년 8월부터는 주중요금 할인(7%)과 KTX 역방향·출입구(5%) 할인, 계약수송 할인 등 본격적으로 각종 할인제도를 폐지하며 사실상 요금 인상 정책을 펼쳤다.

부산역에 정차하고 있는 KTX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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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분에 지난해 코레일의 KTX 부문 영업이익은 7052억원에 달했다. 이는 할인제도 폐지에 나서던 2014년(6289억원)과 비교해 1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호남선 KTX 개통에 따른 효과도 있지만, KTX 영업이익을 대폭 늘린 '주범'은 역시 승객들을 위한 할인제도 폐지가 꼽힌다.

할인제도 변경 전인 2014년에는 주중(549억원), 역방향·출입구(352억원), 계약수송(139억원) 등의 할인을 통해 이용객들이 받은 혜택은 1040억원에 달했지만, 할인제도 변경 후인 2015년에는 423억원에 그쳤다.

할인제도 변경으로 승객들이 과거에 비해 더 지불해야 했던 차액은 617억원으로, 영업이익 차액인 763억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더구나 지난 5월 홍순만 사장이 취임한 이후 할인제도 폐지 기조는 더욱 심해져서, 지난 8월에는 'ITX-청춘' 특별할인율도 당초 30%에서 25%로 5% 줄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사장은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공할인으로 (소비자가 받은 혜택이) 260억 원 정도이며 실제 (지난해 코레일의 늘어난 이익은) 350억 원"이라며 이같은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이처럼 방만한 운영으로 적자 행진을 벌이며 그 부담을 고스란히 승객에게 떠넘기던 코레일이 SRT 출연으로 뒤늦게 할인 경쟁에 나선 이유는 철도 운송의 공공성을 위한 책임감이라기보다는 철도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잃게 되면서 이익이 감소될까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철도노조 김정한 대변인은 "공기업 특성상 지나친 수익 추구는 국민 상대로 돈벌이에 나선다고, 적자를 내면 국민 세금을 축내는 방만 경영이라고 비난받기 마련"이라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결국 좋은 일자리와 승객인 국민들의 삶과 안전을 위한 경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할인정책을 없애고 수익성을 추구하면서도 좋은 일자리는 축소시키고 승객 안전을 외면하는 방만 경영은 국민적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급조한 할인 정책이 아닌, 국민 모두의 이익으로 돌아가도록 공공성을 강화하는 경영가치와 방향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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