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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카톡 지시하려면 초과수당이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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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기선(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퇴근을 해도 퇴근을 한 게 아닙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 퇴근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이 카톡 업무지시가 스마트 시대의 직장인들의 새로운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이른바 카톡 감옥에 갇힌 직장인들 이 정도 되면 초과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런 얘기부터 아예 법으로 금지하자는 제안까지 등장했습니다. 어제 ‘카카오톡이 무서운 노동자들’이라는 제목의 포럼이 하나 열렸는데요. 이 화제의 포럼 발제를 맡았던 분 만나보죠. 노동연구원의 김기선 박사 연결돼 있습니다. 김 박사님, 안녕하세요.

◆ 김기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실제 조사를 해 보신 거예요?

◆ 김기선> 그렇습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2400여 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여기에 따르면 업무시간 이외의 휴일에 스마트기기를 활용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는 근로자가 전체 응답자의 70.3%로 나타났습니다.

◇ 김현정> 어떤 업무지시들을 그렇게 받아봤다고 합니까, 무슨 일?

◆ 김기선> 주로 퇴근 후에 또는 휴일에 스마트기기를 이용해서 처리하는 업무의 유형으로는 메일 수신 또는 발신 업무. 그리고 업무 관련된 파일을 작성하거나 편집하는 업무. 그리고 메신저나 SNS를 통해서 업무 처리를 하거나 지시하는 업무. 그리고 사내 전산 시스템에 접근해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지시하는 등 아주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 김현정> 다양하게. 아니, 그런데 사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화장실 갈 때도 들고 다니잖아요, 스마트폰을. 거의 모든 대화를 이 카톡으로 하니까 이 카톡으로 직장 상사가 얘기 거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일까 싶은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해요?

◆ 김기선> 조사에 의하면 스트레스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보다 업무지시나 관리가 강화되었다고 그런 응답을 하신 분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나서 스마트기기가 이전보다 훨씬 더 족쇄가 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 근로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람이 2배가 높아요?

◆ 김기선> 그렇습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그 카톡으로 업무지시 받아서 일하는 시간이 얼마나 된다 이것도 따로 좀 뽑아보셨어요, 수치를?

◆ 김기선> 네, 평일 근로자가 퇴근 후에 업무목적으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하는 시간을 하루 평균 약 1.44시간. 분으로 환산을 하면 86분 정도 되고요.

◇ 김현정> 86분.

◆ 김기선> 휴일에 업무 목적으로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는 시간은 이거보다 한 10분 정도 더 긴 1.6시간. 분으로 따지면 95분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업무 처리를 하는 시간도 포함한 시간입니다.

◇ 김현정> 포함해서. 그런데 회사 사람들과 연결된 카톡 어디까지가 업무이고 어디까지가 아닌지 그냥 그 부서의 단체 카톡방에 직장 상사가 사내보를 올린다든지 이게, 이게 업무인가 아닌가 모호한 대화들이 계속 오가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이건 어떻게 판단해야 되나요?

◆ 김기선> 맞습니다. 모호한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을 수도 있는데요. 근로자가 다른 지시를 받아서 쉬는 시간 중에 스마트기기를 활용해서 업무처리를 했다고 하면 이거는 조금 명확한 편입니다. 이건 원칙적으로 근로시간으로 봐야 하는데요. 다만 좀 판단이 모호한 상황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퇴근 후나 휴일에 통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아주 간단하게 쓴다거나, 아니면 또는 퇴근 후에 업무를 수행하진 않았지만 항상 켜놓고 있어야 하는 경우. 이런 경우들을 어떻게 봐야 될 것인가라고 하는 문제가 있는데. 그래서 제가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 이런 경우들을 담아서 정부 부처에서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 김현정> 모호한 경우들은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되고 모호하지 않은 업무지시 부분에 대해서는 초과근로 수당을 지급해야 된다 이러셨어요?

◆ 김기선> 네, 그렇습니다. 우리 현행 근로기준법이 원칙은 실 근로시간 일한 시간만큼 보상을 해 주는 게 원칙입니다. 따라서 퇴근 후에 또는 휴일에 스마트기기를 가지고 집에서 일을 하건 어디서 일을 했건 일을 했다고 하면 초과근로 수당이 지급돼야 할 겁니다.

◇ 김현정> 저는 이 얘기를 들으면서 이게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인가? 혹시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식인가 궁금해지는데 다른 나라 사례도 있습니까?

◆ 김기선> 물론 그렇죠. 지금 통신기술의 발달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약간 좀 차이가 있는데요. 예컨대 독일 같은 경우에는 독일 폭스바겐의 경우에는 아예 업무 시간 이외에는 업무상 연락을 못하도록 기술적으로 차단을 해버립니다.

◇ 김현정> 기술적으로 차단을 한다는 게 무슨 말씀입니까?

◆ 김기선> 예컨대 본인의 메일 계정이나 회사 메일의 계정을 끈다고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회사 메일의 계정을 아예 꺼버려서 자신의 이메일 계정을 쓰지 못하도록. 그러니까 회사계정이 되겠죠. 사적인 건 그냥 사적인 메일로 해라 그렇게 할 정도로. 알겠습니다. 토론회가 열렸으면 뭐 이런저런 사례들도 많이 나왔을 것 같은데 어떤 거 좀 기억나세요?

◆ 김기선> 앞으로 정보통신 발달에 따라서 더 원격근로 같은 게 활성화되거나 아니면 재택근로가 훨씬 더 늘어날 텐데 재택근로라고 하더라도 감시 하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면 사실상 무늬만 재택근로거나 아니면 모바일의 근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 김현정> 일을 꼭 시켜야 된다면 시켜야죠. 대신 초과근로 수당을 지급하라는 주장이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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