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신재영 (자료사진 제공=넥센 히어로즈)
KBO리그에서 해외 무대를 거치지 않은 투수가 데뷔 시즌에 시즌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마지막 시즌은? 놀랍게도 10년 전이다.
당시 신인왕과 MVP를 석권한 한화 류현진(18승)을 비롯해 현대 장원삼(12승), KIA 한기주(10승) 등 대어급 신인 투수들이 2006년에 등장해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후 신인 투수가 데뷔 첫 해에 10승을 달성한 시즌은 없었다. LG 류제국이 미국 무대에서 돌아온 2013년 KBO리그 데뷔 시즌에 12승을 올렸지만 해외파를 제외한 순수 신인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06년 이후 데뷔 시즌 두자릿수 승리 달성은 없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신재영이 10년만에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신재영은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동안 탈삼진 6개를 곁들이며 3피안타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넥센은 삼성을 4-1로 눌렀고 신재영은 시즌 10승(2패)째를 거뒀다.
이로써 신재영은 더스틴 니퍼트(두산)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선수 가운데는 처음으로 시즌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넥센에서 10승을 달성한 토종 투수가 나온 것은 2009년 이현승(13승10패)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KBO리그의 경사다. 류현진이 등장한 '2006년 클래스(class)' 이후 처음으로 신인 투수가 데뷔 시즌에 10승 고지를 점령했다.
투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데뷔하자마자 아무리 구위가 좋다고 하더라도 제구력이나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등 수많은 요소가 결합돼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신재영이 자랑하는 무기는 바로 제구력이다. 올해 14경기 8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허용한 볼넷이 7개에 불과하다. 9이닝당 볼넷 개수는 0.73으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신재영에 이어 삼성 윤성환이 1.25로 2위에 올라있다).
신재영은 이렇다 할 위기없이 순항했다. 완벽한 제구를 자랑했다. 신재영이 7회까지 던진 총 102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71개였다. 그런데도 안타를 적게 맞았으니 삼성에게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삼성은 6회초 박해민의 2루타,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얻어낸 이승엽의 볼넷을 묶어 2사 1,2루 기회를 잡았으나 신재영은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승리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타선의 지원도 필수다. 넥센 타자들은 열심히 후배를 도왔다. 경기 초반 김민성과 서건창의 솔로홈런이 터져 신재영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서건창은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삼성 윤성환은 7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도 타선이 신재영 공략에 실패하면서 시즌 4패(7승)째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