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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없는 軍, 속타는 고추밭 "9억이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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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고추 건조했다고 위약금 9억
-농민 부담 덜기 위해 농협이 나선것
-軍결정 강행시 고추농사 접어야 할 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한수(전남 함평 나비골 농협조합장)

평화롭던 함평의 고추농가들이 지금 발칵 뒤집혔습니다. 무슨 일인고 하니 그동안 함평군에서는 10년이 넘게 군에다 고춧가루를 납품해 왔는데요. 최근에 군 당국이 이 고춧가루를 문제삼고 계약 해지에다가 수억 원 과징금까지 물리려 한다는 겁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애초 계약은 농민이 직접 말린 고춧가루를 납품하기로 했었는데 그중에 일부가 농민이 아닌 농협이 말린 거다.' 이런 얘기입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함평 고추농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죠. 전남 함평 나비골농협의 윤한수 조합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조합장님 나와 계세요?

◆ 윤한수> 반갑습니다.

◇ 김현정> 조합장님도 농사를 짓는 농민이신 거죠?

◆ 윤한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함평 고추는 도대체 군부대에 언제부터 납품이 된 겁니까?

◆ 윤한수> 1999년부터 납품이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한 17년이군요?

◆ 윤한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납품에 참여하는 고추농가가 얼마나 되나요?

◆ 윤한수> 약 400여 농가가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십 몇 년 동안을 잘 해 오던 것이 이번에 도대체 어떤 점이 문제가 된 거죠?

◆ 윤한수> 방금 말씀하신 대로 건고추 건조 방식이 문제가 된 거죠. 농민이 직접 해야 하는데 농협이 건조를 해 줬다, 이게 문제가 된 겁니다.

◇ 김현정> 오로지 그거 하나 문제에요?

◆ 윤한수> 그렇습니다. 고추 농사가 노동력이 많이 듭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산 고추가 수입이 증가하면서 소득이 많이 낮아졌어요. 그래서 농가들이 고추농사를 기피합니다. 또 고추농사를 권장하기 위해서 저희 농협이 직접 건조를 하거든요. 이 사항이 전국적으로 지금 계속 확대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함평군 납품 고추의 몇 퍼센트가 농협이 말린 건가요?

◆ 윤한수> 총 납품양의 1.8%에 불과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농협에서 그렇게 대형 기계에 넣고 말리면 고춧가루 품질이 많이 떨어지나요?

◆ 윤한수> 보편적으로 품질이나 위생 면에서 월등히 좋다고 지금 인정되고 있고, 실제로 또 가격도 비쌉니다. 단점이라면 시설에 많은 자금이 들어간다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아니, 그러면 저는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계약을 할 때는 어쨌든 개별농가가 계약하기로 한 것은 맞아요? 그거는 맞습니까?

◆ 윤한수> 그렇습니다. 개별 농가가 생산한 고춧가루를 쓰겠다는 거죠. 건조 부분은 그 계약서 내용에 들어 있지 않고 '농가가 생산한 건고추를 사용하겠다' 이거죠.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농협에서 고추를 말렸다는 것만으로도 지금 군에서 어떻게 해약을 얘기할 수 있는 거죠?

◆ 윤한수> 현재 방사청 입장은 계약 위반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거든요.

◇ 김현정> 혹시 그 과정에서 농가나 농협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든지 이런 건 없고요?

◆ 윤한수> 농가는 노동력이 절감되는 이점은 있습니다. 농협은 오히려 비용이 증가되죠. 그래서 부당이득은 챙기지 않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군에서는 계약 해지뿐만 아니라 아예 위약금을 내라고 한다고요?

◆ 윤한수> 네, 그렇습니다. 이미 5월 17일에 과태료로 저희 농협은 4900만 원, 또 전국적으로 3개 농협이 이번에 해당되거든요. 그래서 총 9억 4000만 원이 입고 됐습니다.

◇ 김현정> 9억 4000만 원을 내라?

◆ 윤한수> 이게 문제가 아닙니다. 5월 31일에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거든요. 거기서 부정당 제재 처분을 받게 되면 군납이 중단되고 또 국가와 모든 계약을 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앞으로 할 수 없는 거예요. 국가와의 모든 계약을요?

◆ 윤한수> 그렇죠. 그리고 또 하자배상금이 20억 원 정도 부과가 됩니다, 3개 농협에.

◇ 김현정> 그렇군요. 이거 방사청 쪽에다가 하소연을 하기는 하셨어요?

◆ 윤한수> 육군중앙수사단하고 국방기술품질위원회에서 기획수사를 하셨거든요. 거기서 충분한 소명을 했습니다. 부당함과 억울함을 호소를 했죠. 그래도 안 되니까 방사청에 재고를 요청했고 그래도 안 되니까 저희가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 신청을 했어요.

◇ 김현정> 그래서 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거군요?

◆ 윤한수> 그래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품질 하자 결정을 취소해라.' 이렇게 의견표명을 하셨는데 방사청에서는 계약 위반이라는 거죠.

◇ 김현정> 그 고추농가 아까 한 400여 가구 된다고 하셨나요?

◆ 윤한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계약 해지되면 어느 정도나 타격을 입습니까? 그래도 다른 활로가 있기는 있습니까?

◆ 윤한수> 농협이 농가와의 고추 계약이 어렵게 되죠. 판매처가 없어졌으니까요. 그러면 농가가 직접 고추를 팔거나 상인에게 싸게 팔아야 되거든요. 그러면 소득이 떨어지고 농민들이 '이제 고추농사를 못 짓게 되는구나. 농협에서 계약이 안 되면 농사를 못 짓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면서 또 더 깊은 얘기는 아직 안 하시더라고요. 말씀을 많이 아끼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평생 지어온 것들일 텐데요. 그분들은요.

◆ 윤한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군 당국에 꼭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이 기회에 하시죠.

◆ 윤한수> 저희들이 죄송하죠. 일부라도 저희가 잘못을 했으니까요. 그러나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고 부당이득을 취한 점도 없습니다. 또 품질불량도 아니고요. 그러나 저희들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또 재발 방지 대책도 이미 세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고춧가루가 납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저 선처만 바랄 뿐입니다.

◇ 김현정> 아이고, 참 사정이 딱하게 됐습니다. 시골마을에 웬일인가요. 하여튼 조합장님, 일이 좀 원만하게 해결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 윤한수>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남 함평 나비골농협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나비골농협의 윤한수 조합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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