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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말하는 '노오력' · '헬조선', 그리고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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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노오력의 배신'

 

신간 '노오력의 배신'은 청년들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청년 연구자들이 현실에서 찾은 대안을 폭넓게 담고 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 시행하고 있는 '청년자치/협치 특구', 지방자치단체가 시행과정의 어려움을 뚫고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청년 시민/국민 배당 제도' 같은 것들이다. 그 외에도 사회·문화학자의 상상력으로 여러 나라의 사례를 국내 실정에 맞게 재조합한 제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조한혜정· 엄기호 연구팀은 압축적 근대대를 경험한 한국사회가 발전 속도만틈 빠르게 붕괴되고 있는 현실의 원인을 찾기 위해 '노오력'을 대표 키워드로 잡았다.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를 '헬조선'이라는 단어 하나가 흡수한 상태에서, 그보다 더 빈번하게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단어인 '노오력'을 들여다보는 게 현실을 파악하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해서이다. 즉 '노오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청년들의 마음에 '헬조선'에 대한 분노가 생겨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청년들이 무기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의 뜨거운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방식으로 분명하게 밝힌다. '노답(답이 없는) 사회'라는 말은 적당한 해법으로는 한국 사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한국 정치와 기서세대 및 조직은 문제 해결 능력도 의사도 없음을 간파한 단어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청년들은 해방구이자 놀이터, 일터, 삶터가 되는 공간들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사회를 포기하게 된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일찌감치 한국에 대한 기대를 접고 용접공이 되어 호주로 '탈조선'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 정부 정책에 따라 싱가포르로 해외취업을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 한국의 부조리한 노동 현실과 싸우고 있는 청년에서부터 학교가 얼마나 '노답'인지를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는 특성화고등학교의 학생에 이르기까지.

청년부채를 연구하는 천주희는 '노오력'의 비용을 확인하기 위해 청년실업자를 직접 인터뷰했다. 이영롱은 끝없이 취업·이직을 준비하며 자기계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민호(가명)를 만났다. 나일등은 '탈조선'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이규호는 해외 취업 청년들의 실태를 면밀하게 분석해 그 실상을 전해준다. 뿐만 아니라 '잉여'·' 일베' 등을 연구해온 청년 연구자들을 초대하고, 때로 우리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청년단체 활동가들을 찾아나 만난다.

연구자들이 제시한 대안들을 보자. 지난해부터 이재명 성남시장과 경제학자 강남훈 교수팀이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청녀배당제도는 단순한 노동정의나 재분배의 차원을 넘어, 사회를 헬조선으로 인식하는 청년들이 사회적 해법에 대해 신뢰를 가지게 하는 첫검음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생적 청년 동네인 '우동사(우리동네 사람들'은 새로운 실험이다. 이곳의 청년들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구입한 집을 공유하고, 주거 걱정 없이 각자 일을 하면서 어울려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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