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광객="">
-자비로 숙소구해 발묶인 상황
-900m 거리, 1시간 운전해야..
-편의점에 물없어 음료수로 해소
<울릉도 교사="">
-성인 허리까지 차오르는 눈
-배편 통제돼 육지 못가는 상황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창윤 (제주도 여행객), 양재석 (울릉고등학교 교사)
15년 만에 최강한파가 들이닥치면서 지금 전국이 꽁꽁 얼었습니다. 특히 제주도와 울릉도 같은 섬은 상황이 훨씬 심각한데요. 우선 최대 120cm의 눈이 내린 제주는 오늘 밤 8시까지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9만 명의 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울릉도는 지난 화요일부터 계속 폭설이 내려서 적설량 93cm로 역시 뱃길이 끊긴 상황이죠. 꼼짝없이 발이 묶인 관광객과 주민들, 지금 얼마나 난감할까요. 눈으로 뒤덮인 두 섬을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우선 제주도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 한 분을 연결합니다. 문창윤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문창윤 씨, 나와 계세요?
◆ 문창윤>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은 어디 계세요?
◆ 문창윤> 지금 저는 공항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행들과 같이 묵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목소리 자체가 지금 굉장히 지쳐 계시네요. 대체 지금 제주도에 눈이 얼마나 내린 거죠?
◆ 문창윤> 저는 진짜 영화나 뉴스에서 보던 만큼의 눈을 본 것 같아요.
◇ 김현정> 하여튼 120cm면 웬만한 초등학생 키 정도 높이가 왔다는 거니까요. 일단 그 눈 때문에 생기는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어요.
◆ 문창윤> 그러니까 발이 있어야지 뭐라도 할 수 있으니까 렌터카를 빌리러 갔는데요. 도로가 꽁꽁 얼어 있어서 공항에서 렌터카 회사로 셔틀버스로 가는데도 거의 40분, 50분 정도 걸렸고요.
◇ 김현정> 잠깐만요. 공항에서 그 근처 렌터카 빌리는 곳까지 가는데 몇 백미터도 안 되잖아요?
◆ 문창윤> 거의 1km도 안 될 거예요, 아마. 날씨 좋을 때 갔을 때는 한 5분 정도에 갔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그래서 결국에는 렌터카 회사 가서도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가 다 얼어 있었어요. 그래서 결국에는 받았는데도 체인 걸고 숙소까지 오는데도 1시간 정도 소요됐던 걸로 저는 기억하고 있어요.
◇ 김현정> 1.2km을 가는데 1시간. 그리고 평소의 5분 거리를 4, 50분이 걸릴 정도로 눈과 싸우는 상황이네요. 공항은 지금 저희가 TV를 통해서 보면 숙소를 못 구해서 머무는 사람들이 있고, 또 표를 구하려고 머무는 사람들도 있고, 마구 뒤섞여 있다고요?
◆ 문창윤> 네, 저의 상식으로는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인파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고서 ‘아, 이거 전쟁 나면 흡사 이런 모습이겠다.’ 싶더라고요. 진짜 거의 아비규환이고요. 그리고 공항 근처 편의점 같은 경우에는 모든 물품들이 거의 다 없어졌고 다 팔렸더라고요. 물 사러 들어갔는데 물은커녕 평소에 잘 먹지도 않는 그런 것들까지도 다 없더라고요.
24일 폭설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 제주공항에는 대기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박정섭 기자)
◇ 김현정> 잘 먹지 않는 음료수까지 다 동이 난 상황이군요? 그러면 어떻게들 하세요?
◆ 문창윤> 그냥 박스도 한 장에 만원을 주고 산 다음에 공항 바닥에 까시고. 흡사 피난민들처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시고 하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물건들 포장하는 종이박스를 1만원에 거래해야 할 정도로 종이박스도 동이 났단 말씀이에요?
◆ 문창윤> 그렇죠.
◇ 김현정> 그래도 문창윤 씨는 숙소를 구하셨으니까 그나마 다행인데요. 언제 오게 되시는 건가요?
◆ 문창윤> 저는 토요일에 극적으로 월요일 밤 9시 비행기를 예약을 다시 했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지금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기는 한데. 그런데 오늘 못 가면 오늘 밤부터는 다른 숙소를 찾아야 하거든요. 그러면 또 저희도 미아 상태가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이런 상황인 분이 한두 사람이 아니라는 게 지금 문제인 거죠. 거의 재난 상태 같은 제주도 상황이네요. 알겠습니다. 문창윤 씨,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무엇보다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문창윤>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제주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 문창윤 씨 먼저 연결을 해봤습니다. 딱히 방법을 제시할 수가 없기 때문에 참 인터뷰하면서도 마음이 아픈데요. 이번에는 울릉도로 넘어가보죠. 울릉고등학교 교사세요. 양재석 씨가 연결이 돼 있습니다. 양재석 선생님, 나와계세요?
◆ 양재석> 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방학인데 지금 학교에서 숙식하고 계신다고요?
◆ 양재석> 네, 방학 중이라도 자율학습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자율학습 지도하러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울릉도는 도대체 눈이 얼마나 온 겁니까?
◆ 양재석> 울릉도가 워낙 강설량이 많은 지역이라고 들었는데. 저는 이렇게 많이 눈 오는 건 처음 봤습니다.
◇ 김현정> 어느 정도나?
◆ 양재석> 정확히 재보지는 않았지만 제 허리보다는 훨씬 더 온 걸로 봐서는 1m 50cm가 넘게 온 것으로 보이고요. 지금도 계속 오고 있고요.
◇ 김현정> 지금도 오고 있군요? 어떤 게 제일 불편하세요?
◆ 양재석> 지금 가장 불편한 점은 생필품 부족이 걱정되고요. 아직은 걱정이 없지만 한 2~3일 정도 이런 눈이 더 온다면 그때는 정말 심각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보일러 기름도 눈 때문에 배달이 안 되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빨리 눈이 그치고 날씨가 좋아졌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울릉도에 1m가 넘는 '눈폭탄'이 떨어져 차량들이 눈 속에 완전히 파뭍혀 있다(사진=울릉군 제공)
◇ 김현정> 도시처럼 슈퍼가 근처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식료품을 그냥 쌓아놓고 버티셔야 돼요, 그런 상황에서 이게 얼마나 버틸까? 이게 제일 걱정이시군요?
◆ 양재석> 아까 제주 상황을 들었는데. 울릉도도 마찬가지고요. 마트하고 상점들이 거의 문을 닫았고요. 열었더라도 가보니까 거의 물건이 없더라고요. 두부나 콩나물 이런 부식재료는 거의 동이 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집에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식품으로 지금 식사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라면이라도 잔뜩 사놓으셨어요?
◆ 양재석> 그것도 이제 다 돼 가는 지경입니다.
◇ 김현정> 그것도 다 돼 가는 지경이군요. 원래대로라면 언제 육지로 가셨어야 되는 거죠?
◆ 양재석> 제가 지난주 일요일에 와서 2박 3일 동안 수요일까지는 자율학습지도로 감독을 하고 나가는 걸로 돼 있었는데. 화요일부터 계속 날씨가 안 좋고 지금 엿새째 눈이 오거든요. 눈이 계속 오고 있어서 그 상황에 따라서 배도 계속 통제됐기 때문에 현재까지 못 나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돌아가면서 선생님들이 당직을 서시는 건데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울릉도의 다른 분들도 일상생활은 다 마비된 상태겠어요?
◆ 양재석> 현재 지금 제가 잠깐 밖을 나가보니까 눈 치우시는 분도 몇 분 보이고 거의 통행이 없는 상태입니다. 몇몇 택시 외에는 거의 다니지 않고요.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겨우 차 형태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 그런 상태고요. 초등학교 작은 학생들은 거의 보이지도 않습니다, 현재요.
◇ 김현정> 제설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있습니까?
◆ 양재석> 제설작업은 큰 도로 위주로는 작업이 되고 있는데 이면도로라든지 골목길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 김현정> 배편은 언제쯤 정상운행이 될 거라고 하나요?
◆ 양재석> 배가 현재 열흘 가까이 통제된 상태고 아마도 기상상황이 좋아지면 내일쯤에는 가능하다고 이렇게 판단됩니다.
◇ 김현정> 앞에서 제주 상황도 체크했습니다마는, 계속해서 지금 연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울릉도도 말로는 배편이 내일이지만 그게 또 어떻게 날씨에 따라 연기가 될지 모르는 거네요.
◆ 양재석> 그렇습니다. 정확한 것은 내일 아침이 돼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미정입니다.
◇ 김현정> 저는 학교 시설 가건물 이런 데가 눈이 계속 이렇게 오면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네요.
◆ 양재석> 학교 시설물은 제가 주기적으로 돌아보고 있고 위험한 곳은 제설작업을 해 놨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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