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235만명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12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데다 경기와 영남, 호남 출신 3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펼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지금까지의 선거 판세는 경기와 영남 출신 후보 2명이 경합을 벌이고 호남 출신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그동안 역대 농협중앙회 회장들이 각종 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농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으나, 투표방식이 간선제로 바뀌고 임기도 단임제로 변경된 이후 사실상 처음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어떻게 치러지나?
농협중앙회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본관 대강당에서 대의원 292명(현 회장 포함)이 참가한 가운데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한다.
대의원 수는 영남이 87명으로 가장 많고, 호남 62명, 경기 43명 등이다. 충청과 강원, 서울 등은 20~30명 수준이다.
선거는 1차 투표에서 대의원 과반수인 146표 이상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2차 결선 투표를 통해 최다 득표자가 최종 당선자로 선출된다.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는 지난 2009년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대의원 간선제와 4년 단임제로 변경됐으며, 2011년 선거부터 적용돼 현 최원병 회장이 당선됐다.
하지만, 최 회장은 선거방식이 변경되기 전에 이미 2007년 회장에 당선돼 기득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개정된 방식으로 연임을 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번 선거가 단임제와 간선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 선거다.
◇ 치열한 3파전…결국은 결선투표에서 승부이번 중앙회장 선거에는 모두 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출신 지역별로는 영남이 3명, 호남 1명, 경기 1명, 서울 1명 등이다.
이 가운데 경기 낙생농협 조합장 출신의 이성희(66) 후보와 경남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인 최덕규(65)후보, 전남 남평농협 조합장 출신인 김병원(62)후보 등 3명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지난달 28~29일 이뤄진 알앤써치 지지율 조사에서 최 조합장이 25.4%로 이 전 감사위원장(23.4%)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3위는 김 전 대표(19.0%)였다.
하지만, 이들 3명 중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후보가 6명으로 난립해 있는데다 지역별로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1차 투표에서 1위와 2위 득표자가 2차 결선 투표를 통해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2007년 말 선거 때 1차 투표에서 2등을 했던 최원병 회장이 당시 3등과 연대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럴 경우, 최종 결선 투표에는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영남지역 최덕규 후보와 비영호남권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성희 후보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게 농협 안팎의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2차 결선 투표는 호남지역 대의원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개연성이 커진다. 호남 대의원들이 경기 출신을 선택할지, 영남 출신을 선택할 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영남과 호남의 대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과거에는 이 두개 지역 출신들이 결선 투표에 올라가 나머지 지역 대의원들이 선택하는 모양새였는데, 이번 선거는 호남이 오히려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 싱겁게 끝날 수 도 있다"고 분석했다.
◇ 농협중앙회장, 막강한 권력…총선 앞두고 정치권도 예의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