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사진=자료사진)
비리 혐의로 구속됐던 전 농협회장들이 계열사 고문으로 재취업해 많게는 6천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의 제식구 감싸기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우남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금품수수와 비자금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한호선 전 회장을 지난해 11월 '농촌사람 지도자연수원'의 고문으로 위촉했다.
또, 횡령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원철희 전 회장에 대해서도 지난 2월 '농협유통'의 고문으로 위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1년간 임기가 보장돼 매달 500만원씩 고문료를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밖에도, NH농협은행장과 중앙회 전무이사를 지낸 신충식 전 은행장을 NH투자증권 고문으로 위촉해 지난 1월부터 매달 1,000만씩 고문료를 지급하고 있다.
이태재 NH-CA자산운용 전 대표이사에 대해선 농협은행 펀드가 지분 전체를 소유한 동양매직의 고문으로 3월에 위촉해 600만원씩 주고 있다.
더구나 농협의 회계를 전담하는 국내 4대 회계법인들이 농협중앙회 출신 고위 임원들을 고문으로 위촉한 사실도 드러났다.
농협중앙회 정공식 전 조합감사위원장은 안진회계법인 상임고문으로, 이정복 전 전무이사는 삼일경영연구원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덕수 전 농업경제대표이사는 삼정회계법인 고문, 김수공 전 농업경제대표이사는 한영회계법인 고문으로 각각 위촉됐다.
농협은 2012년부터 지난 8월까지 이들이 고문으로 재직 중인 4개 회계법인에 모두 205건 454억원에 달하는 회계감사, 컨설팅, 연구용역 등의 계약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우남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비리로 구속된 전 회장까지 고문으로 앉히는 이러한 행태는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제 식구 챙기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농협에서 퇴직한 고위 임원들이 농협과 계약하는 회계법인의 고문으로 활동하는 것은 계약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우려가 높다"며 "이들 회계법인에 대한 철저한 심사와 감사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