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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혼탁·비방' 농협회장 선거…靑 개입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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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조합장과 중앙회장 선거는 ‘돈 선거’, 상호 음해와 투서가 난무하는 ‘복마전’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

지역주의가 정치권을 뺨치고, 권력과의 결탁설까지 난무한 실정이다.

내년 1월 12일 치러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간에 벌이는 신경전이 비방전의 도를 넘어 고소고발로 비화하고 있다.

출마 후보자는 모두 6명이지만 3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노조위원장이 출마예상자인 이성희 감사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는가 하면 유력 후보를 겨냥한 괴문서까지 뿌려졌다.

전 노조위원장의 고발은 이성희 감사위원장이 감사업무 소홀로 농협에 손실을 끼쳤고, 허위영농 조합원 자격이라는 것이다. 당사자는 사실이 아니라며 펄쩍 뛰고 있다. 선거 목전에 고소·고발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정치판과 다를 바 없다.

특정 후보를 겨냥한 괴문서가 전국 대의원 조합장 292명에게 4차례나 발송됐다. ‘농협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모임’ 명의로 서울·경기 지역 7곳의 우체국에서 발송된 정체 불명의 괴문서는 '○○○ 농협회장 만들기 계략을 고발 한다'라는 제목으로 특정 후보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특정 후보자는 최원병 농협회장과 비리 공범이며 대의원 조합장들에게 현찰을 뿌리고 다니고 있는 만큼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이다. 유력 후보의 사퇴를 겨냥한 괴문서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검찰이 최원병 회장을 수사하면서 특정 후보자에 대해서도 이 잡듯이 뒤졌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며 “100% 허위사실 유포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위탁·관리를 맡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예정자에 대한 흑색선전물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지지부진하다.

또한 금품살포설이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다. 중앙회장 선거는 돈으로 대의원 조합장들을 매수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관계로 수십 억 원을 쓰지 않고서는 당선될 수 없다는 등의 돈선거 관련 유언비어가 상당하다.

특히 지역주의 투표 형태가 만연돼 있다. 영남이 농협의 주류를 이루면서 호남과 경기 충청 강원 지역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영남 출신들이 근 20년 동안 중앙회장을 독식한데 따른 불만이 팽배하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

 

심지어는 청와대로부터 내락을 받았다는 등 권력 유착설까지 전해지고 있다. 특정 후보 진영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흘린 소문이라고 한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 때와는 달리 그 누구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8년 전 이명박 대통령과 동지상고 동문인 최원병 경북 안강조합장이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되면서 MB 정권의 배후설이 널리 확산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금도 권력과의 유착설 등으로 곤혹을 겪고 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혼탁·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선거권을 가진 대의원 조합장들이 담합에 의해 당선자를 내는 특성 때문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동향과 지역 간 합종연횡이 횡횡한다. 이번 중앙회장 선거도 그럴 공산이 크다.

대의원 지역별 비율은 영남(32%), 호남(21%), 충청(18%), 경기(16%), 강원(8%) 등 순이다.

특히 투표권도 없는 퇴직 임직원들이 중앙회장 선거를 둘러싼 유언비어 유포에 관여하고 현직 임직원들도 동조하는 악순환이 고질병처럼 만연해 있다. 특정 후보 줄서기를 하거나 특정 후보를 낙선시키는 대열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정책선거는 실종될 수밖에 없다.

FTA 체결에 따른 농촌 살길찾기는 팽개치고,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누가 당선돼야 나에게, 우리 편에게 유리한지만을 계산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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