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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김복동 할머니 "우리는 아직 해방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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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6-30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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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워싱턴DC 일본대사관 앞 '수요 시위'

"아직까지 우린 해방이 안 됐습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일본이) 강제로 데려갔다는 것을 확실히 밝히고 우리 명예를 회복시켜달라는 것입니다. 그전에는 죽기가 너무 억울해서 아픈 몸을 무릅쓰고 여기에 왔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 할머니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피해자 명예 회복을 호소했다.

김 할머니는 다음달 1일 오후 1시 주미 일본대사관 앞에서 1185차 '수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 할머니는 14살 어린 나이에 겪은 끔찍한 경험을 밝힌 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거듭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운데)가 29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 학머니는 "당시 군복 만드는 공장에 가는 줄 알았다"며 "안 가면 재산을 몰수하고 국외로 추방한다고 했기 때문에 안 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곳은 중국 광동, 군인이 아니고서는 갈 수 없는 지역이었다. 이후 김 할머니는 홍콩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말레이지아, 싱가포르 까지 끌려 다니며 고초를 겪었다.

김 할머니는 또 전쟁이 끝난 뒤 일본이 군 위안부 동원 사실 자체를 감추기 위해 자신들을 군 병원 간호사 생활을 시켰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지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50명이 채 안 남았다"며 "내가 죽기 전에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김 할머니는 미국 정부에 대해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는데 전쟁 준비를 하게 해서는 안된다"며 "큰 나라(미국) 대통령이고 친구라면 아베의 잘못을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본 정부의 배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돈이 탐나는게 아니라"며 배상이 이뤄진다면 전쟁중 성폭력 피해자들을 후원하는데 쓰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 24일 "일본의 배상이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면서 그동안 모은 재산 5000만원을 분쟁지역 피해 아동과 평화 활동가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한편, 이번 주미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워싱턴 시민학교, 미주희망연대, 풍물패 한판 등 한인단체는 물론 미국내 인권단체와 비정부기구, 학생 등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집회에서 일본 정부와 일왕에게 여성들을 강제 연행하고 성노예했음을 인정할 것과 공식 사과, 배상 등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주미 일본대사관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김 할머니는 2일에는 미국 국무부를 방문해 캐서린 러셀 여성문제 담당 대사와 면담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면서 "종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습은 미 연합군 문서를 통해 드러날 수 있는 만큼 미국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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