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사 조카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조카가 제주에 있는 별장을 팔아 생긴 억대 금액을 서귀포시 표선해수욕장 인근 지역에 야자수 조경에 써달라고 마을에 전달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윤형(52·강남구 도곡동) 씨로, 윤 씨는 윤봉길 의사의 동생인 고(故) 윤남의 선생 아들이다.
윤남의 선생은 형인 윤봉길 의사가 조직한 월진회의 창립 회원으로 문맹퇴치운동과 농촌개혁운동을 벌였으며,1993년 국민훈장 모란장, 1996년 건국포장을 받은 애국지사다.
윤 씨는 20년 전 선친이 노후를 위해 구입한 표선면 표선리 토지(약 800㎡)와 건물(약 60㎡)을 1억 2천만원에 팔고, 이렇게 발생한 금액 전액을 해수욕장 진입로와 잔디광장 주변에 카나리아 야자수와 워싱턴 야자수를 심어달라고 마을에 기부했다.
윤 씨는 "선친이 제주의 자연환경을 너무 사랑해 노후를 위해 구입한 곳이지만 지병으로 노후를 제주에서 보내지 못했다"며 "뜻을 기려 지역발전을 위해 단지 전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윤 씨의 선친은 5년 전 타계했지만 건강이 허락할 때마다 가족과 함께 제주를 방문했다고 윤 씨는 말했다.
이 같은 선친의 제주사랑 뜻이 이어져 윤 씨도 해마다 여름휴가를 제주에서 보내고 있다.
윤 씨는 "지난 7월부터 한 달 동안 표선에 머물며 해수욕장을 산책하고 버려진 쓰레기도 줍고 제주를 사랑하게 됐다"며 "표선지역 머물 수 있는 관광지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열대기후 분위기가 살지 않아 야자수 조경을 특별히 부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씨는 특히 선친의 뜻에 받아 지역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토지와 건물을 지역에 헐값에 팔고, 야자수도 지역주민이 조경할 수 있도록 마을에 부탁했다.
윤 씨는 "표선지역에 약간의 토지가 남아 있는데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도 구상하고 있고 특히 장학재단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향후 계획을 말했다.
윤 씨의 이 같은 선행을 고맙게 생각한 표선리 주민들은 최근 마을차원에서 윤 씨와 윤 씨의 선친을 위한 공덕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