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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황 후보자의 전관예우 의혹이 가장 큰 논란이 됐다.
황 후보자는 또 5·16쿠데타의 성격을 묻자 즉답을 피했으나 질문이 거듭되자 교과서의 표현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은 황 후보자가 지난 2011년 퇴임 뒤 17개월 동안 법무법인 태평양에 고문변호사로 재직하며 급여로 16억원을 받은 점을 문제삼았다.
서 의원은 "퇴임 뒤 장관으로 되돌아오면서 재산이 두 배가 늘었다"며 "황교안 후보자는 전관예우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도 "고위공직자 경력을 활용해 큰 수입을 얻고 공직에 되돌아오는 점을 국민은 납득하지 못한다"며 "전관예우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팽배하다"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많은 급여를 받은 점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점은 송구스럽다"며 "유념해서 오해가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전직과 현직이 유착해서 공직의 의사결정을 왜곡한다면 공직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전관예우는 잘못된 것이고 고쳐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전관예우 의혹이 제기됐던 정홍원 총리가 1억원을 기부하기로 한 점을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거론하자 자신도 "그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그러나 수임내역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의뢰인의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곤란해 하는 입장을 보여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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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면제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황 후보자의 면제 사유인 ''담마진''이 매우 희귀한 질병이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10년 동안 365만여명 가운데 4명이 담마진으로 면제됐다. 그런데 후보는 면제 이후 바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며 "면제 사유가 되는지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후보자는 "1977년부터 담마진 치료를 받았고 대학 4학년 때 신체검사에서 병원 진료기록을 가져갔으나 군대에 갈 수 없는 병이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가 지난해 8월 장남에게 차용증을 받고 전세금 3억원을 빌려준 점에 대해서는 증여세 회피 의혹이 불거졌다.
전해철 의원은 "장남에게 차용증을 받고 전세보증금을 빌려줬는데 이후 증여세를 냈다"며 "차용증을 쓰고 증여세를 낸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황 후보자는 "상황이 변했다. 당초 빌려줬던 것을 지명 뒤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증여로 돌린 것"이라며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을 지휘했던 황 후보자가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했는지 따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나 이른바 떡값 검사들은 무혐의 처분된 반면 사건을 보도한 기자만 기소했다"며 "공정한 수사였냐"고 물은 것이다.
황 후보자는 "당시 여러 의견이 있어 학계 등의 자문을 거쳤다"며 "다른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필요한 사람은 모두 조사했다. 법 테두리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쿠데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과 황 후보자 간에 밀고 당기기가 이어졌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5·16의 성격을 묻는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이 미흡하다고 지적하자 황 후보자는 "공직후보자로서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같은 답을 되풀이했다.
이 의원이 "정홍원 총리도 군사정변이라는 교과서 규정에 동의했다"고 다그쳤으나 황 후보자는 "교과서 내용은 잘 알고 있으나 공직후보자로서 의견을 말한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오전 질의를 마친 뒤 박영선 위원장이 "교과서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했는데 동의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동의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