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왼쪽), 건진법사 전성배씨. 황진환 기자·연합뉴스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김건희씨 선물용'으로 받은 샤넬 가방을 샤넬 신발 등으로 교환한 가운데 해당 신발 사이즈는 250㎜로 확인됐다.
김건희씨가 평소 신는 신발 사이즈와 비슷하다는 측면에서 해당 신발 등 샤넬 제품들이 김씨에게 전달됐을 유력한 정황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다만, 신발 사이즈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김씨의 유죄를 입증할 '스모킹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은 최근 남부지검으로부터 전달 받은 건진법사 전씨 관련 수사기록에서 전씨가 교환한 샤넬 신발의 사이즈가 250㎜인 것을 파악했다.
전씨는 통일교 전 간부 윤모씨로부터 '김건희씨 선물용'으로 샤넬 가방 2개를 전달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 전인 2022년 4월에 전달된 가방은 802만 원, 취임식 직후인 7월 건네진 가방은 1271만 원 상당의 제품이었다. 두 샤넬백의 가격을 합치면 현재 시세로는 약 2700만 원대다.
전씨는 이 가방 2개를 김건희씨 수행실장인 유모씨를 통해 샤넬 가방 3개와 신발 1개로 교환했다. 직접 제품을 교환한 유씨는 두 가방을 각각 80여만 원과 200만 원대의 추가금을 내고 교환했는데, 두 번째 교환 과정에서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아내 조모씨가 동행해 웃돈을 결제하기도 했다. (참고기사: [단독]'건진 샤넬백 2개' 가방3개·신발1개로 교환…행방은 여전히 묘연)
유씨는 과거 검찰 조사에서 코바나컨텐츠 고문이었던 전씨의 심부름을 수행해 교환한 제품들을 모두 전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고, 전씨는 돌려받은 제품들을 잃어버렸다는 입장이다. 남부지검은 샤넬 제품들의 행방을 쫓았지만, 결국 실물 확보에 실패했다.
다만, 교환된 샤넬 신발은 사이즈가 특정돼 있어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샤넬 신발 사이즈가 김건희씨의 발 크기와 비슷하다면, 해당 선물이 김씨에게 전달됐을 유력한 정황으로 볼 수도 있어 '신데렐라 수사'란 얘기도 나왔다.
실제로 김씨의 발 크기는 250~26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운동화, 구두, 샌들 등 신발의 유형이나 브랜드별 제품에 따라 실제 구매하는 신발의 사이즈는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씨가 교환한 샤넬 신발 사이즈와 김씨의 발 크기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사이즈가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김씨가 해당 제품을 건네 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사람마다 브랜드별로, 또 제품별로 사이즈를 다르게 신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반대로 브랜드별로, 제품별로 같은 치수의 신발이어도 실제 크기는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
남부지검에서 전씨의 샤넬 가방 사건과 관련해 수사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유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자리에서 김씨의 신발 사이즈 등에 대해 물었지만, 별다른 수사의 단서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브랜드별로, 제품별로 신는 사이즈가 달라서다.
결국 관건은 다시 샤넬 제품의 행방이다. 특검에서 해당 제품의 행방을 찾아야만, 답답한 수사의 물꼬가 터질 수 있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빌딩에서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민 특검은 이 자리에서 "특검팀은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여러 의문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모든 수사는 법이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지나치거나 기울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