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성공'이 바꾼 판…정기적으로 쏘아올리는 우주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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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보다 빨라진 궤도 진입…"노미널 이상 성능 확인"
7·8차 발사 준비…"2028년 이후 연 1회 이상 정례화"
민간 참여 첫 성과…李대통령 "글로벌 5대 우주강국 도약"
향후 발사 단가 절감, 재사용 기술 개발 등 과제도 남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7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탑재위성들을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발표했다.  사진은 누리호에 탑재된 카메라 영상 캡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7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탑재위성들을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발표했다. 사진은 누리호에 탑재된 카메라 영상 캡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4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국내 발사체 개발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 비행시간이 계획보다 짧아지며 엔진 성능과 비행 신뢰성이 확인됐고, 정부와 업계는 5·6차 발사에 이어 7·8차 발사까지 계획을 공개하며 연간 정기 발사 체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민간기업이 제작부터 운용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성과를 낸 첫 사례로, 향후 차세대 발사체(KSLV-III) 개발과 글로벌 발사 시장 진출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엔진 성능 '노미널 이상'…비행시간 단축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의 총 비행시간은 914초로, 계획된 1284초보다 짧았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전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브리핑에서 "1·2·3단 엔진 연소 성능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 궤도 투입까지 소요 시간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엔진이 충분한 추력을 발휘하며 안정적인 비행을 유지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궤도에 오른 위성들은 주기적으로 비컨(beacon) 신호를 지상으로 전송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누리호 비행 신뢰도를 추가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7·8차 발사 준비…"연간 정기 발사 목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7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탑재위성들을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발표했다. 사진은 누리호에 탑재된 카메라 영상 캡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7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탑재위성들을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발표했다. 사진은 누리호에 탑재된 카메라 영상 캡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번 발사 성공으로 누리호 고도화사업(1~6차)의 중간 목표가 충족되면서 향후 일정도 구체화되고 있다.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6차 발사 이후 7차 발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7년 6차 발사 종료 후 2028년 7차 발사를 목표로 내년 예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8차 이후에는 연 1회 이상 정기 발사 체제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세부 계획은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 1회 이상으로 발사 간격을 단축하는 것은 산업 생태계 안정성 확보와 기술 인력 유지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민간의 역할도 확대된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뉴스
5·6차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지휘센터(MDC)와 발사관제센터(LCC)에서 콘솔 운용을 주도하는 등 발사 과정 전반에서 비중이 높아진다. 박 단장은 "이번 4차 발사에서 한화가 총조립을 맡았고, 이후 발사 운용까지 단계적으로 이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탑재체 발사 비용은 6차까지 미설정 상태이며, 7차 이후 민간 주도 발사 전환에 맞춰 우주항공청과 협의해 산정 방식이 마련될 예정이다.
 

민간 참여 첫 성과…李대통령 "이번 성공은 시작 단계"

 민간기업이 제작부터 운용까지 참여해 성공한 첫 발사라는 점은 향후 우주 산업 확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는 "3차 발사 이후 2년 6개월 공백 동안 산업 생태계 유지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발사 과정에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독자 발사체 확보를 기반으로 차세대 발사체와 글로벌 발사 시장 진출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전날 SNS를 통해 "이번 성공은 시작 단계"라며 "정부는 과학기술인들이 새로운 혁신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대한민국을 글로벌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7일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4차 발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7일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4차 발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기술 안정성과 운영체계가 확인되면서 향후 5·6차, 나아가 7·8차 발사 일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는 정기 발사 체제 구축과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며 국내 우주산업의 기반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번 4차 발사는 한국이 '발사체를 만들 수 있는 나라'를 넘어 '독자 발사 서비스 제공국'으로 옮겨가는 출발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누리호가 실용급 위성을 꾸준히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한국은 미국·유럽연합·중국·일본·인도에 이어 자체 기술로 1톤 이상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소수 국가 반열을 공고히 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과 맞물려 누리호의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우주항공청은 2030년대 초 차세대발사체(KSLV-III) 첫 발사와 2032년 한국형 달 착륙선, 2045년 달 기지 구축 등을 담은 탐사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누리호가 정기 발사 체제를 통해 신뢰도를 축적하면, 차세대발사체로의 기술·인력 전환과 심우주 탐사로 이어지는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주요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발사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미국 스페이스X와 중국, 인도 등은 이미 재사용 발사체와 저궤도(LEO) 위성 군집을 앞세워 발사 단가를 낮추고 있다. 한국이 연 1회 이상 정기 발사 체제를 조기에 안착시키고, 누리호를 기반으로 발사 단가 절감, 재사용 기술 개발, 위성 군집 운용 경험을 쌓을 수 있느냐가 '글로벌 5대 우주 강국' 도약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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