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했는데…" 독감 대유행에 속 타는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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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기 청소년 중심 빠른 확산…열·기침·가래 증상
만성질환자 중증 악화 우려 '주의'

대전 중구의 한 소아과. 대기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우경 기자대전 중구의 한 소아과. 대기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우경 기자
"자녀 둘 다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맞혔는데 고열과 기침으로 심하게 앓았어요."

독감 환자가 학령기 청소년을 중심으로 늘면서 대전지역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방접종 후에도 일부 독감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재방문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25일 오후 5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소아과 대기실은 하교 후 자녀의 손을 붙잡고 병원을 찾은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최근 예방접종을 마쳤지만 갑작스러운 고열과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다시 찾은 이들도 있었다.

지난달 두 자녀의 독감 예방 접종을 마쳤다는 김모(43)씨는 "접종을 했는데도 열이 40도까지 올랐다"며 "일주일 정도 심하게 앓았지만, 접종을 해서 이 정도로 지나간 것인가 싶어 안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교에 다니는 9살 큰아이가 먼저 독감에 걸렸고, 6살 작은딸이 큰 아이에게 옮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8살 자녀를 키우는 오모(40대)씨도 "9월 말 찬바람이 불기 전에 미리 접종을 했는데도 독감에 걸렸다"며 "일주일 정도 앓다가 많이 회복됐지만, 아직 코와 목에 감기 기운이 남아 있어 다시 병원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말에는 병원이 매우 붐볐다. 독감 환자가 많아져 진료를 보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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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4시쯤 대전 중구 문화동 또 다른 소아과의 상황도 비슷했다. 마스크를 쓴 학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은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며 대기했다.

두 아들을 키우는 40대 학부모는 "이틀 전 병원을 방문했을 때는 단순 감기였는데, 오늘 첫째가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올해 무료 접종 기간에 접종을 했는데도 열이 39도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진료를 받고 나온 초등학교 1학년 학생도 "같은 반 친구 2~3명은 독감에 걸렸다"며 "학교 선생님도 손 씻기를 잘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의심 환자는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약 14배 증가했다.

이달 9~15일 의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 기준, 외래 환자 1천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6명)과 비교하면 14.4배 늘어난 수치다. 연령별로는 7~12세 170.4명, 13~18세 112.6명 등 학령기 연령대에서 의심 환자가 집중됐다.

대전지역 독감도 확산세가 뚜렷하다. 대전시는 지역 내 독감 표본감시기관 10곳에서 지난달 1일부터 최근까지 외래 환자 2만 9천여 명을 진료한 결과, 독감 의심 환자가 1066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정인범 교수는 "기온이 낮아지고 공기가 건조해지면 호흡기 점막의 방어 기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도 길어져 감염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 만성질환자는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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