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와 정부 예산안 합의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 C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예산안 협상과 관련해 "문제를 어떻게 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해 "사기와 낭비, 오남용을 막는 데 관심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은 새 회계연도가 오는 10월 1일 시작되는데, 그 전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적자방지법(Antideficiency Act)에 따라 비필수 업무가 즉시 중단된다. 현재 하원은 임시 예산안(CR)을 통과시켰으나 상원 민주당은 이를 거부하며 공화당에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은 대통령이 여야 대치 속에 오히려 셧다운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CBS에 전했다. 정부 업무 일부 중단을 계기로 조직과 제도, 인력을 효율화할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어 매체는 백악관이 각 부처에 셧다운에 대비해 인력 감축을 검토하라는 공문을 이미 보냈다고도 보도했다. 이 공문에는 대통령 우선순위와 맞지 않는 제도나 사업 관련 인력도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오바마케어'(ACA) 보조금이다. 민주당은 연말 만료 예정인 보험료 보조금 연장을 임시예산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현 지출 수준을 유지한 임시예산안을 우선 통과시키고 이후 내년도 예산을 논의하자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요구를 불법 이민 문제와 연결짓고 "민주당은 국경 개방 정책을 고수한다"며 "이민·국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료보험 협상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불법 체류자가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지 않는다"며 트럼프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연방법상 미등록 이민자에게 세금으로 의료보험 혜택을 주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우리는 미국인의 건강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후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예고했다. 민주당에서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공화당에서는 존 튠 상원 원내대표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민주당 요구를 "터무니없다"고 비난하며 회동을 취소했으나 이번에는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