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안방 지키려는 독일차, 넘보는 중국차…유럽 모터쇼 '전기차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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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 개막
전시장 둘러보니…키워드는 '전기차'
中 저가 공세 맞서 가격 낮춘 독일 전기차
中 업체는 독일 기술력 의식해 '화려한 홍보'
전통 강호 BMW·벤츠는 신형 전기차 전면에

IAA 모빌리티 2025 전시장 전경. 뮌헨=박성완 기자IAA 모빌리티 2025 전시장 전경. 뮌헨=박성완 기자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의 핵심 키워드는 '전기차'다. 특히 이번 모터쇼에서는 저가 공세를 강화하는 중국 전기차에 맞서 전통적 강자인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선보이는 각종 신기술과 대응 전략이 관전 포인트로 부각됐다.
 
독일의 국민차 폭스바겐은 4천만 원 안팎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전기차들을 전면에 배치했고,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사의 신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전기차를 선보였다.
 

모터쇼 전시장 마주한 독일·중국 車 기업…상대 강점 전략 삼아 '치열 경쟁'

 
IAA 모빌리티 2025에서 공개된 ID.에브리1 컨셉카. 뮌헨=박성완 기자IAA 모빌리티 2025에서 공개된 ID.에브리1 컨셉카. 뮌헨=박성완 기자
IAA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전시장에는 전동화 모델을 전면에 앞세운 독일의 국민차 기업 폭스바겐 그룹과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펑(XPENG)의 부스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사수하려는 전통 업체와 이를 넘보는 중국 간의 경쟁이 표면화 된 모양새였다.
 
폭스바겐 그룹은 IAA에서 2만 5천유로(약 4천만 원)대 소형 전기차 4종을 내놨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크로스'와 '스코다 에픽', 해치백 'ID.폴로'와 '쿠프라 라발'로 완성된 라인업은 내년 시장 출시가 목표다. 2027년에는 2만유로 대로 가격을 더 낮춘 'ID.에브리1'도 내놓을 예정으로, 부스에는 이 차량 모형과 함께 "모두를 위한 전기차의 시동을 걸었다"는 문구가 걸렸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바겐은 경쟁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저가 전기차 모델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의 저가 공세에 움츠러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IAA 모빌리티 2025에 전시된 샤오펑의 P7. 뮌헨=박성완 기자IAA 모빌리티 2025에 전시된 샤오펑의 P7. 뮌헨=박성완 기자
폭스바겐 부스 바로 건너편에는 중국 샤오펑이 화려한 전시장으로 방문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라임 색상으로 스포츠카처럼 잘 빠진 중형 전기 세단 P7 옆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서 있고, 천정에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모형이 고정돼 있었다. 기술력으로 상징되는 독일을 정면 겨냥했다는 인상을 줬다.
 
전기차를 둘러싼 독일과 중국의 이 같은 신경전은 유럽 시장 상황을 인지하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119만 3397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극복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폭스바겐 그룹이 28%로 1위이지만, 중국 업체들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중국 1위 전기차 기업 BYD의 경우 유럽 시장 7월 판매량이 1만 3503대로, 1년 전 대비 225.3% 급증했다. BYD도 이번 IAA에 전시장을 마련해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왜건형 전기차를 내세우는 등 추가 성장 활로를 모색한다.
 

독일 전통 강호 BMW·벤츠도 '혁신 전기차' 전면에

 이런 각축전 속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인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도 전기차 신형 모델을 앞세우며 '안방'인 IAA에서 기술 격차를 강조했다.
 
IAA 모빌리티 2025에서 공개된 BMW iX3. 뮌헨=박성완 기자IAA 모빌리티 2025에서 공개된 BMW iX3. 뮌헨=박성완 기자
BMW는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뉴 클래스)에 기반한 첫 양산 모델 '뉴 iX3'를 최초로 선보이며 "BMW가 열어 갈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차"라고 소개했다. 순수 전기 스포츠 액티비티 차량(SAV)으로서 올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는 이 차에는 전동화, 디스플레이, 디지털화, 커넥티비티 등 다분야에서 BMW의 신기술이 집약된 만큼, 직접 타보려는 이들이 줄을 섰다.
 
특히 IAA 방문객들은 뉴 iX3에 처음 적용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파노라믹 아이 드라이브(iDrive)'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탑승자는 새로운 디자인의 중앙 디스플레이 뿐 아니라 차량 앞 유리 하단에 일자로 펼쳐지는 '파노라믹 비전'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 다양한 콘텐츠도 즐길 수 있었다. 차량이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이동 공간으로 진화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2개의 모터로 구동되는 뉴 iX3 50 엑스드라이브(xDrive) 모델의 합산 최고출력은 469마력, 합산 최대토크는 65.8kg·m(645Nm)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9초 만에 가속한다. 108.7kW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805km를 주행할 수 있고, 기존 5세대 기술 대비 충전 속도는 30%가량 높다.
 
IAA 모빌리티 2025에서 공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디 올 뉴 GLC 위드 EQ 테크놀로지. 뮌헨=박성완 기자IAA 모빌리티 2025에서 공개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디 올 뉴 GLC 위드 EQ 테크놀로지. 뮌헨=박성완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도 중형 SUV 'GLC'의 첫 번째 전기차 모델 '디 올 뉴 GLC 위드 EQ 테크놀로지'(뉴 GLC)를 IAA에서 공개했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이 차 역시 벤츠의 차세대 전동화 차량 라인업의 첫 번째 모델로서 상징성을 지녔다.
 
빛을 발산하는 새로운 크롬 그릴로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한 외관과, 벤츠의 스크린 가운데 최대 크기인 39.1인치 심리스 MBUX 하이퍼 스크린이 딱 맞아떨어진 내관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2.4톤에 이르는 견인력을 갖춘 뉴 GLC에는 인포테인먼트와 자율 주행부터 차량 편의 기능, 충전까지 모든 측면을 통합해 제어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운영체제가 탑재됐다. 벤츠는 "이 AI 기반의 슈퍼브레인은 탑승자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유연하고 지능적인 여정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뉴 GLC는 최상위 모델인 GLC 400 4MATIC(출력 360kW·유럽 기준 최대 주행거리 713㎞)부터 먼저 출시되며, 4개 라인업이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현대자동차도 IAA 개막일인 9일 뮌헨 현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의 첫 소형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Concept THREE)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차보다 우위를 유지 중인만큼, 현지에서 선호하는 소형 전기차를 확대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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