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CJ ENM 제공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성편'이 이번 주말 국내 관객 300만명 고지를 밟을 전망이다. 지난주 개봉 첫 주말에만 162만명을 동원했다.
귀살대와 혈귀들의 사투를 그린 이 작품은 고토게 코요하루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2016년 그의 장편 데뷔작으로 2019년 TV애니메이션 방영에 이어 2020년에는 첫 극장판인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이 공개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역대 일본 영화 흥행 수입 1위(매출 404억엔) 기록을 수립했고 국내에도 개봉돼 222만명을 모았다.
'귀멸의 칼날' 최종 3부작의 1편인 '무한성편'은 일본에서는 지난달 18일 개봉돼 지난 주말 관객 2천만명을 돌파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안방에서, '귀멸의 칼날'은 극장에서 요괴들을 물리치며 돈을 쓸어담고 있다.
영화 '좀비딸'. NEW 제공두 퇴마물의 열풍에 묻혀 그리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조용히(?) 흥행 중인 한국 영화도 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좀비딸'이다. 필감성 감독이 연출하고 조정석·이정은이 출연한 '좀비딸'은 올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관객 500만명을 넘어섰다. 브래드 피트의 'F1 더 무비'(460만명),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339만명) 등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모두 제쳤다.
개봉 첫날 한국 코미디 영화 최다 관객 기록을 세우면서 손익분기점의 두 배를 뛰어넘어 4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영화도 만화가 낳은 히트작이다. 이윤창 작가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재한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 원작이다.
'좀비딸'만이 아니다. K무비와 K드라마는 이제 조금 과장해서 웹툰이 먹여 살리고 있다. '이태원 클라쓰', '무빙', '중증외상센터', '정년이' 등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웹툰은 K콘텐츠 IP(지식재산권)산업의 핵심 원천으로 자리잡았다.
한국 웹툰은 웹소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으로 선순환 구조를 확장하면서 한국의 IP 생태계를 형성해가고 있다.
하지만 웹툰 업계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 웹툰 플랫폼은 이미 수년 전 영미, 중국 등 아시아, 유럽 등 세계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미국 3대 만화상인 하비상과 링고상에 다수의 연재작들을 후보로 올렸다. 하지만 불법 웹툰 유통, 출판 만화 선호 등 걸림돌은 수익성을 악화시켰고 결국 대부분의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국내 웹툰 시장 역시 2023년 총 매출 2조 1890억원을 찍은 뒤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한국 웹툰 IP의 미래 가치는 또렷하게 확인되고 있지만 여건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관세 공포가 한국 경제를 뒤덮고 있는 현실에서 IP산업은 반도체를 보완할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300조 문화 콘텐츠 시장 공약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오는 10월에는 네이버 웹툰 사상 최초로 별점 9.99로 완결된 웹툰 '연의 편지'가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극장가에 걸린다. 이미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꼽히는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등에 초청돼 국내외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또 '상남자', '지는 쪽이 영부인' 등 인기 웹툰들도 드라마 제작이 결정돼 K드라마 열기를 이어나갈 채비를 갖췄다.
K컬처를 동력으로 한 한국 IP산업 생태계의 구축은 지금 우리에게 너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