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 빈스가 가수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신곡 '차차차'를 오늘(18일) 저녁 6시 발매한다. 더블랙레이블 제공프로듀서 테디의 부름으로 더블랙레이블에 들어올 때 본명을 말했더니 "이미지가 너무 안 맞는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주변에 있던 형 한 명이 '영어 이름 중에 멋있는 게 하나 있다'라면서 건넨 게 빈스(Vince)였고, 그게 그대로 활동명이 됐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싱글 '맨날'과 '비상사태'를, 2023년 11월 첫 번째 미니앨범 '더 드라이브'(The Drive)를 발표했다. 작곡과 작사가, 프로듀서가 아니라 직접 가창까지 하는 본인의 작업물로는 약 1년 10개월 만에 신곡을 내게 됐다.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이 음원 차트 상위를 차지하며 활약 중인 가운데, "빅 아티스트"인 지드래곤까지 합류한 새 디지털 싱글 '차차차'(CHA CHA CHA) 발매를 앞둔 프로듀서 빈스의 라운드 인터뷰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열렸다.
부드러운 멜로디 위에 경쾌한 라틴 차차(Cha-cha) 리듬을 더한 힙합 알앤비(R&B) 곡인 '차차차'는 여름밤을 닮은 시원한 무드를 자랑한다. 감상 포인트로는 '경쾌함'과 '가벼움'을 들었다. 빈스는 "여름이 끝나가는데 여름밤에 너무 부담 없이, 그냥 남녀노소 할머니부터 애들까지 다 같이 들을 수 있는 음원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차차차'는 부드러운 멜로디 위에 차차 리듬을 얹은 힙합 알앤비 곡이다. 더블랙레이블 제공 빈스는 "제가 여태까지는 너무 진지하게 음악을 준비하고 냈다면 이건 좀 더 저의 밝은 사이드(면)? 다 함께 즐기자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뮤직비디오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도 같은 선상이다. 그는 "노래의 발랄함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저(의 실사)보다도 애니메이션이 더 밝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에 이어 애니메이션으로 해서 잘되면 그 흐름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차차차'라는 제목도, 가사 일부도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를 연상케 한다. 원래는 원작 작사가, 작사가 허락을 구하는 것은 물론 가수인 실사로 뮤직비디오를 구상했을 때 가창자인 설운도의 카메오 출연까지 염두에 뒀으나 아쉽게 불발됐다.
정말로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에서 곡 영감을 받았다고 운을 뗀 빈스는 "어떻게 보면 친근할 수 있는 키워드를 사용하는데 그 대신 뭔가 사운드적으로는 뭐랄까 저의 센스를 넣어가지고 현대적으로 풀어내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좀 더 멋있는 곡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곡이 만들어진 건 5년도 더 됐다. 더블랙레이블의 다른 형이 스케치를 갖고 있었고, '다함께 차차차'라는 키워드와 가이드를 준 게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그걸 바탕으로 (제가) 완성했다"라고 운을 뗀 빈스.
왜 이때 이 곡을 내겠다고 마음먹었을까. 그는 "완성되는 데 조금 오래 걸렸다"라며 "(발매 시기가) 여름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지디 형, 빅뱅(BIGBANG) 컴백 이후에 나왔으면 했다. (지금이) 시기가 좋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빈스가 다른 아티스트의 곡이 아닌 본인 곡을 내는 것은 약 2년 만이다. 더블랙레이블 제공지드래곤의 피처링은 "생각보다 너무 수월하게 진행"됐다. 전역 후 빅뱅과 본인 솔로 앨범 작업 과정에서 더블랙레이블에 자주 찾아왔던 지드래곤에게, 처음 '차차차' 스케치를 했던 프로듀서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거 피처링해 주면 안 돼?'라고 넌지시 제안한 게 시작이었다.
빈스는 "지디 형이 별말이 없다가 (제게) '너 스타가 되고 싶니?' 이러는 거다. '네! 스타가 되고 싶습니다. 한 번 도와주세요!'라고 했다"라고 해 폭소를 유발했다. 템포도, 키도, 편곡도 바꾸면서 은근히 작업 시간이 오래 걸렸고, 지드래곤 파트만 해도 버전이 서너 가지였지만 "모든 스텝(단계)에서 단 한 번도 싫은 티 안 내 주고 너무 잘해"준 게 지드래곤이었다고 빈스는 고마움을 전했다.
'스타가 되고 싶다'라는 욕심이 있는지 질문에 빈스는 "어떻게든 잘되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드래곤은 곡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묻자, 빈스는 "그런 피드백은 없는데 (제가) 곡 관련해서 부탁하는 걸 다 들어주는 걸 보면 형도 마음에 들어 하는 거 같아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혹시 지드래곤 외에도 고려한 다른 가수가 있을까. 빈스는 "1안이었다"라며 "가사도 직접 쓰시고 녹음도, 사실 디렉(팅)도 직접 하시는 분이라 어떻게 보면 본인 파트를 만들어 나갈 때 저는 보고 배우는 느낌이었다. 구경만 했다, 역으로"라고 설명했다. 지드래곤이 '이 파트는 이렇게 바꾸는 게 어때?' 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빈스는 "제가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차차차'는 지드래곤의 생일에 공개된다. 이것도 의도한 것일까. "이거는 진짜 의도하지는 않았다"라고 웃은 빈스는 "더블랙레이블(에서) 나오는 작업물이 너무 많고 시간을 맞추다 보니 (가능한) 슬롯(자리)이 이 구간밖에 없더라"라고 전했다.
'차차차'를 피처링한 가수 지드래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이어 "지디 형에게 '형 생일날 나올 수도 있겠는데요' 장난식으로 던졌는데 진짜가 되어버려서 조금 무안해졌지만, 그만큼 지디 형 생일날 지디 형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형 팬분들도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성적 욕심이 있는지 묻자 빈스는 "사실 (음원 차트) 톱10 안에 블랙레이블 작업물이 너무 많고, 지드래곤이라는 빅 아티스트 피처링도 있어서, (제) 욕심도 욕심인데 그래도 그 곡 사이에 같이 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한테서 흐름이 안 끊겼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사실 빈스는 빅뱅 멤버 중에서는 태양과 가장 활발히 작업해 왔다.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피처링한 '바이브'(VIBE), 블랙핑크(BLACKPINK) 리사가 피처링한 '슝!'을 비롯해 2023년 발매한 미니앨범 '다운 투 어스'(Down to Earth) 수록곡 전 곡에 참여했다. 정작 피처링은 지드래곤이 한 것을 두고 빈스는 "(태양이) 저랑 해 준다면야 찐한 알앤비(R&B)로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제일 애착 가는 노래 역시 태양의 '라이드'(RIDE)다. 빈스는 "프로듀서로 처음 작업한 곡이 태양 형의 '라이드'라는 수록곡이다. 송 라이터라는 직함으로서 처음으로 큰 아티스트와 작업했고, 알앤비 가수이다 보니 저랑 너무 결이 비슷했다. 둘 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동경했고 (그를) 오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곡을 썼다. 많은 분들이 알진 못해도 그 곡이 애착이 간다"라고 밝혔다.
'차차차' 뮤직비디오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더블랙레이블 제공"블랙레이블 들어오고 나서도 사실은 뭐, 수입이 생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거든요. '이 음악이라는 거로 사람이 이렇게 먹고살 수 있는 직업인가?'라는 다웃(doubt, 의심)은 많았는데 어느 순간 연차가 쌓이고 열심히 만들다 보니까 곡도 쌓였고 어느새 커리어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되게 어, 자랑스럽게 생각되고요. 아직도 어디 가서 작곡가라고 하기엔 부끄럽긴 한데 어느 순간 곡이 많아졌어요."프로듀서로 큰 아티스트와 처음 작업한 게 태양이었다면, 저작권료로 처음 '긍정적인 충격'을 받았던 건 블랙핑크 리사의 솔로곡 '머니'(MONEY)였다. 빈스는 "그게 사실 타이틀도 아니고 싱글의 비 사이드(B-Side)였는데 글로벌 차트에 오르면서 해외에서 엄청 터져가지고… 처음 정산됐을 때 처음 보는 금액이었다"라고 밝혔다.
"힙합과 알앤비를 너무 사랑하고, 많이 듣고 자란" 빈스는 아티스트로서 본인 음악을 할 때 그 두 가지를 "항상 녹여내려고" 하며, "제가 생각했을 때 멋있는 사운드를 하려고" 한다. 곡의 주제도 되도록 자기 이야기로 하려 한다. 빈스는 "어렸을 때는 '내 음악' 하는 것에 집착했다면, 연륜이 쌓이면서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좀 더 대중적인 공감을 얻고 싶다"라고 말했다.
'차차차' 발매를 시작으로 앞으로 '본인 음악'도 더 활발히 할 계획일까. 그는 "사람들이 '차차차' 많이 좋아해 주시고, 제 목소리로 (된) 제 곡을 더 들어보고 싶다면 더 많이 낼 생각이 있다"라고 답했다.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빈스의 신곡 '차차차'는 오늘(18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